[당찬 맛집을 찾아서] (157)서귀포시 서귀동 중섭이네 식당
이중섭거리 부담없는 가격 풍성한 덮밥
작성 : 2018년 10월 18일(목) 20:00

중섭이네 식당의 대표 메뉴인 '문게 SET '는 돔베고기와 문어숙회, 문어덮밥이 한 세트로 푸짐하게 나온다.

돔베고기·문어숙회·문어덮밥 독특한 조합 '문게 세트'고등어·아보카도 명란·돌문어 덮밥도 최고 인기 메뉴해물·채소 등 푸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겨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에는 이중섭이 잠시 머물었던 흔적이 남아있다. 이중섭 미술관과 이중섭 거리, 그리고 이중섭이 가족과 살았던 아주 작은 방까지. 그 인근에 독특한 덮밥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식당이 있다. 이정락(55) 대표가 운영하는 '중섭이네 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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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문을 연지 이제 100일 정도가 지났지만 벌써부터 단골손님이 생길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중섭이네 식당의 대표적인 메뉴는 문게 세트, 그리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고등어덮밥과 아보카도 명란덮밥이다. 문게 세트는 돔베고기와 문어숙회, 문어덮밥이 한 세트로 푸짐하게 나온다. 삼합을 먹는 방식으로 묵은지를 맨 아래 깔고 돔베고기를 위에 덮고, 그 위에 얇게 썬 문어숙회를 양념에 찍은 뒤 청양고추와 함께 얹어 한 입에 쏙 넣으면 독특하고도 신선한 조합에 입안 가득 만족감이 배어 나온다. 홍어를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문어숙회를 얇게 썰어 내 놓는 문게 세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먹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여기에 매콤한 문어덮밥이 곁들여져 나와 2명이 배를 채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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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표는 "주메뉴보다 덮밥 종류가 더 인기가 많아서 오히려 곤란하다"고 말한다. 특히 이 대표는 "이중섭과 그 가족이 살았던 작은 집을 보면서, 어떻게 저 조그마한 방에 네 식구가 살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서 덮밥 메뉴를 고민했다"면서 "관광객이나 손님들이 만원이 안 되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덮밥종류의 요리를 내 놓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큼직한 나무 그릇 안에 밥과 양배추 새싹, 상추 등 채소류를 가득 넣고 그 위에 고등어 한 마리를 통째로 얹었다. 이렇게 탄생한 요리가 고등어덮밥인데 지금은 가게를 대표하는 메뉴가 돼 버렸다. 고등어는 30시간 이상을 숙성시켜 비리지도 않고 겉은 바삭·고소한 데다가 속살은 촉촉해 맛도 맛이지만 입감부터가 일반 고등어구이 등과 다르다. 잘 구워진 간고등어를 따로 준비된 양념장에 찍어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뼈를 발라낸 다음 밥·채소와 함께 비벼 먹어도 된다. 비리지도 달지도 않은 적절하게 간이 밴 고등어에 채소와 함께 먹는 밥은 웰빙식이자 건강식 중 하나다.

아보카도 명란덮밥은 아보카도와 명란의 특이한 조합으로 여성 손님들이 즐겨 찾는 요리다. 약간 심심할 수 있는 아보카도에 명란젓이 곁들여지면서 자연스레 간이 맞춰지고 반숙된 계란프라이와 김, 각종 채소들이 더해지면서 중섭이네 식당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덮밥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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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중섭이 가난하게 살았던만큼 요리는 넉넉하게 드리고 싶다"면서 "모든 요리에 야채를 비롯해 고등어와 문어, 뿔소라 등 해물들까지 푸짐하게 내어 놓는다. 재료들도 대부분 국내·제주산으로 역시 인기 있는 돌문어덮밥과 문어해물라면도 푸짐한 해물에 문어가 통통하고 커서 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 중섭이네 식당의 모든 요리는 간이 강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손님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아이들이 있는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서울 강남 등에서 35년 동안 요식업을 해왔다는 이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새로운 메뉴 개발에 손을 놓지 않는다. 최근에는 흑돼지해물라면과 흑돼지덮밥을 새 메뉴로 내놓았다. 흑돼지해물라면은 맵지 않고 하얀 국물로 된 라면으로 나가사키 짬뽕과 비슷하면서도 홍합과 딱새우 등 푸짐한 해물에 흑돼지고기가 얹어져 있다. 흑돼지덮밥은 제주산 흑돼지와 채소류가 곁들여져 아이들이 먹기에 좋은 메뉴다.

이 대표는 "화가 이중섭이 제주 서귀포에서 머문 기간은 짧았지만 그 시절을 가장 행복해했다고 알고 있다"면서 "가게에 손님들이 와서 부담 없는 가격과 맛으로 배를 채우고 만족해하며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섭이네 식당은 오전 10시 오픈, 특별한 일이 없으면 쉬는 날 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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