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와 함께하는 글로벌 에티켓 캠페인] (9)공공장소서 피해주는 아이들
내 아이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곳곳서 마찰
남에게 피해줘도 아이 통제해야 할 부모 수수방관
노 키즈존 확산… "오죽하면 출입 막겠냐" 하소연
통제 안될 땐 차라리 밖으로 나와야 아이도 깨달아
작성 : 2017년 11월 12일(일) 19:14
최근 찜질방을 찾은 김모(38·제주시 아라동)씨는 불쾌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간만에 찜질로 피로도 풀고 눈도 붙이려 했지만 찜질방을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들이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옆에서 참다 못한 한 손님이 아이들을 불러 조용하게 타일렀지만 그 때 뿐이었다"면서 "분명 아이들끼리만 온 것은 아니었을 텐데 부모가 아이들을 제지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냥 방치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 때문에 불쾌함을 느낀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문제에선 아이보단 부모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 '내 아이가 우선'이라는 일부 부모들의 그릇된 인식이 공공장소에서 마찰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한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이 지난달 전국의 아르이트생 10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3.5%가 '근무 도중 유아 혹은 유아 동반 부모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이 꼽은 가장 난처한 경험도 '소란 피우는 아이를 부모가 제지하지 않는 상황'이 전체 응답자의 60.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유아와 영유아를 동반한 손님의 출입은 금지되고 어른들만 이용할 수 있는 노키즈 존(No Kids Zone)이 늘고 있다.
조금은 시끄럽지만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조용히 쉴 수 있는 장소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이 같은 노키즈 존은 주로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도 쉽게 노키즈 존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제주도 노키즈존' 업소 리스트가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영유아 출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주장과 함께 오죽하면 아이들을 받지 않겠느냐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도내 한 노키즈 존 음식점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을 통제하지 않는 부모들 때문에 다른 손님들도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노키즈 존을 표방하고 있다"면서 "다만 반드시 영유아 동반 손님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고, 아이를 품안에 꼭 안고 있는다거나 아이들이 매장에서 뛰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먼저 한 손님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출입을 허락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노키즈 존에 대한 찬반은 팽팽하지만 이 같은 사회 현상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를 방치한 일부 부모들의 몰지각한 행동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는 반론이 없다.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일부 부모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통제하려 해도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 나쁜버릇 바로잡기'라는 책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다음과 같이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4~5세 정도의 아이를 둔 부모라면 외출 장소에서 떠들면 안되는 이유를 반복해서 주입해 아이들로부터 떠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미리 받아 내고 약속을 지키면 보상이 있다는 것도 알려줘 약속 지키기에 대한 흥미를 끌어내라는 것이다. 특히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떠들거나 뛰어다니면 그 자리에서 바로 따끔하게 야단을 치고 그래도 안되면 과감하게 나와버리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아이도 자신 때문에 일을 망쳤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부모는 어떤 경우에라도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는 생각부터 갖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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