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서 울려퍼지는 제주 감성
5일 '세계지질공원 수월봉트레일' 행사 공연
제주어가수 양정원·도내 대표 인디밴드 남기다밴드
작성 : 2017년 08월 06일(일) 15:44

5일 바람의 언덕 수월봉은 제주의 감성을 담은 음악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날 '세계지질공원 수월봉트레일' 행사 공연을 맡은 제주어가수 양정원씨와 제주대표 인디밴드 남기다밴드 덕분이다.

 먼저 무대에 오른 양정원(사진)씨는 '비야 비야 오지말라'를 시작으로 '곤밥' '좀녀팔자' '삼춘' 등 제주어 창작곡 6곡을 선보였다. 양 씨의 노래엔 거칠고 척박한 제주섬에서 강인하게 살아낸 제주 여인들의 삶이 담겼다. 사라져 가는 제주의 문화를 온전히 담기위해 2004년부터 제주어로 노래를 작곡했기 때문인지 그의 노래엔 제주 사람의 정서가 온전히 묻어났다. 간결한 노랫말로 제주인의 삶의 한 장면을 그려낸 그의 노래는 행사장의 분위기를 쥐락펴락했다. 관객들은 '살아도 바당(바다) 죽어도 바당/ 열길 물속 들어가는 길/ 저승질(저승길) 문을 두드리는 길'처럼 절절한 노랫말에 숙연해 지기도 하고, '삼춘(삼촌) 무사(왜)/ 삼춘 무사게(왜 그래)/ 어디감쑤꽈(어디가세요) 장에 감쩌(장에 간다)'라며 주고받는 후렴구에 신나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양 씨는 "언제 찾아도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수월봉에서 제주어 노래를 연주하고 다음 앨범에 수록될 예정인 '좀녀팔자'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면서 "언젠가 바람의 언덕 수월봉에 대한 노래도 작곡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양정원씨에 이어 무대에 오른 제주 대표 인디밴드 남기다 밴드는 '여행을 떠나요', '제주의 푸른 밤'과 더불어 '길에 남기다' '춤' 등 자작곡 4곡을 선보이며 유쾌하게 무더위를 날려버렸다. 남기다밴드는 센스있는 무대멘트로 공연장을 장악하며 제주 젊은이들의 넘치는 끼를 선보였다.

 남기다밴드 리더인 류준영씨는 "바다가 보이고 바람이 느껴지는 곳에서 자연과 함께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면서 "날씨가 더워서 관객들이 호응도가 낮을까 걱정했는데 '우리가 신나야 관객도 신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한 덕분에 관객 호응도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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