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 제주의 가치, 지하수] (5) 지하수 함양 지역 줄어든다
서울 여의도 면적 7배 사라져… 골프장으로 38.2% 훼손
작성 : 2016년 03월 14일(월) 00:00

▲ 제주도 곶자왈지대의 모습. ①, ② 크고 작은 암괴들로 이루어져 있는 교래 곶자왈지대 표면 ③ 치밀질암 하부에 클리커층과 용암구가 발달되어 있는 조천읍 교래리 제주돌문화공원 아아용암류의 수직단면 ④ 조천읍 교래리 늪서리오름 주변 곶자왈지대 내부구조 ⑤ 조천읍 교래리 옛 수당목장 내 곶자왈지대 내부구조를 보여주는 수직단면 ⑥ 제주시 노형동 폐기물처리장 주변 동부산업도로 확장 공사시 노출된 아아용암 절개지.

제주도 중산간지역에서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지하수 함양지역인 곶자왈 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곶자왈 심포지엄'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도내 곶자왈 면적 9256만㎡가운데 22.3%인 2063만㎡가 사라졌다.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7배 수준이다.

이중 38.2%인 788만7000㎡가 골프장으로 훼손됐다. 신화역사공원 등 관광지 개발사업으로 603만 5000㎡가 사라졌고 영여교육도시 택지개발 등으로 422만2000㎡가 훼손됐다.

도내 곶자왈 지역내 각종 개발 사업이 예정돼 있어 곶자왈 면적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종 중산간 개발사업에 곶자왈 면적 감소곶자왈지대 구성 암석 8가지 종류로 구분투수성 구조 발달로 지하수 저류·유동 용이

▶곶자왈 지질= 제주도에 분포하는 곶자왈지대의 구성 암석은 8가지로 구분된다.

분포면적이 가장 넓은 한림~대정지역 곶자왈지대는 미립질 현무암으로 이뤄져 있고 병악(안덕면 상천리)~화순 곶자왈지대와 남원읍 신례리 수악 부근의 곶자왈지대, 조천읍 교래리 부근 곶자왈지대 등은 조면현무암으로 이뤄져 있다. 경마공원 부근의 곶자왈은 휘석조면현무암으로 선흘리 곶자왈지대는 현무암으로 이뤄졌다.

이처럼 제주도 곶자왈지대의 구성 암석은 거의 대부분이 현무암질 조성을 갖는 마그마로 부터 분출된 용암에 의해 형성됐다.

이처럼 곶자왈 구성암석의 종류가 다양한 것은 곶자왈지대를 만든 용암분출이 특정 분화구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소화산체인 스코리콘(Scoria Cone) 또는 분석구(Cinder Cone)의 형성과정에서 분출한 용암류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분출시기와 암석화학적 조성을 달리하는 다수의 소화산체로부터 분출된 용암류에 의해 곶자왈지대가 형성된 관계로 그 구성암석도 다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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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해석을 뒷받침 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로서는 병악, 도너리오름, 노꼬메오름 등을 꼽을 수 있다.

지질학적으로 곶자왈지대는 아아용암 분포지역이다. 아아용암이 흘렸던 흔적이 곧 곶자왈지대인 것이다.

현재 제주도내에 분포하고 있는 곶자왈지대는 아아용암이 형성되고 난 뒤 다른 용암류가 그 위를 덮지 않았기 때문에 원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곶자왈지대는 그 주변지역보다 가장 나중에 분출된 아아용암이 분포하고 있는 곳이다.

곶자왈지대를 형성하는 아아용암의 분출이 여러 번 반복되었다는 것은 시추조사나 지하수 개발 과정의 지하 시추코아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파호에호에 용암류의 경우 아아용암류에서 볼 수 있는 대규모의 클린커층이 용암류 상하부에 발달하지는 않지만 수직절리를 비롯한 파쇄대, 얇은 용암류 단위 사이의 빈 공간, 소규모의 클린커층 등 투수성 구조들이 발달해 있어 빗물의 지하침투나 지하에서의 지하수 저류와 유동을 용이하게 한다.

곶자왈지대의 생성 시기를 보면 제주경마공원 주변 곶자왈지대가 지금으로부터 약 2만60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어 장원산업 주변 곶자왈지대는 약 3만1000년전, 병악 곶자왈지대는 약 7만7000년전에 분출된 용암으로부터 형성됐다. 고대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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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지대 지하수 함양률 높아전국 평균 웃도는 46%… 오염 위험성 그만큼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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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곶자왈지대가 제주지하수를 생성시키는 가장 큰 함양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 곶자왈지대에 오염물질을 방류하면 즉시 지하수체까지 도달해 지하수가 오염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것이다. 곶자왈지대는 아아용암이라는 용암이 가장 나중에 흐르면서 만들어진 용암지형이며 그 아래쪽으로는(지하로는) 평균 3~5m 두께를 갖는 용암층이 마치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여 있고 용암층 사이사이에는 두께 1m 내외의 고토양층이나 퇴적층이 분포하는 지하 지질구조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곶자왈지대에서 침투한 빗물은 여러 겹의 용암누층과 퇴적층을 통과한 후 지하수체까지 도달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지층 내에서의 물리적 여과나 흡착작용에 의해 부유물이나 토사와 같은 물질들이 걸러지게 되는 것이다.

서부지역 해발 311m 돌오름 근처 곶자왈지대에 설치된 지하수 관측정의 자료를 근거로 할 때 이 곶자왈지대에서 침투한 빗물은 약 240m의 지층구간을 통과해야 지하수체에 도달하게 된다. 또 아아용암류의 가운데 부분은 기공이 거의 발달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치밀한 용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클린커층보다 투수성이 훨씬 떨어진다.

특히 곶자왈지대의 분포면적으로 볼 때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6% 정도이며 그것도 연평균 강수량이 적은 서부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곶자왈지대를 이루는 아아용암과 파호에호에 용암 간에는 투수성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인가?

파호에호에 용암류에 발달하는 1차 공극과 지질구조 측면에서 보면 큰 차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파호에호에 용암류는 냉각과정에서 생겨나는 균열과 절리 같은 공극들이 무수히 발달할 뿐만 아니라 동굴천장이 붕괴된 곳(제주도에서는 '숨골'이 되고 있음)도 곳곳에 발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측방으로 불연속성을 이루는 용암지형(아아 및 파호에호에용암)의 특성을 놓고 볼 때 어쩌면 이 두 용암류간의 투수성의 차이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용암지형 자체가 빗물의 지하침투에 용이한 투수성 지질구조들이 많이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도 전체적으로 지하수 함양률이 전국 평균(18%)보다 훨씬 높은 46%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지하수 함양률이 높다는 것은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그만큼 크다는 양면성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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