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제주 화장품산업,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작성 : 2015년 05월 12일(화) 00:00
한국 화장품산업의 열기가 뜨겁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시장의 영향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K-코스메틱스가 우수한 품질과 한류 영향 등으로 중국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대기업 제품은 물론이려니와 일부 중소기업 제품까지도 화장품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 동물성 원료인 달팽이액과 마유 등을 원료로 한 크림 제품은 단품목으로 중국에서 10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14억 인구 중에서 약 10% 정도가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다. 중국이 발전해 나머지 90%가 구매 여력을 지닌 소비자 대열에 합류할 경우 시장에 주는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
K-코스메틱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화장품산업을 지역 신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하고 있다. 경기 및 인천은 한국 화장품산업의 모태가 되는 지역이다. 경북 지역은 한방화장품 산업을 특화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노력하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충청북도이다. 2013년 오송뷰티화장품박람회 개최를 시작으로 지역 신성장산업으로 화장품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기반으로 LG 그룹과 함께 K-뷰티 지원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10여 년 전부터 화장품산업을 지역전략산업으로 선정하여 육성하기 시작하였다. 2003년 시작된 제주 건강뷰티생물산업의 주된 핵심 분야는 향장품(향료가 들어간 화장품)산업이었다. 제주도는 중앙정부 지원 하에 지역전략산업과 화장품산업을 연계한 최초의 지역이다. 초기에는 화장품 관련 인프라가 전무한 제주 지역에서 산업적 발전 가능성이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지역산업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지금 시점에서 아쉬운 점은 제주도가 특화산업으로 화장품산업을 선점했던 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다른 지역들이 더욱 활발하게 화장품산업에 대한 육성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새로운 전략과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도내 화장품 관련 회사들이 70~80개 사에 이르러 양적으로는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제는 질적 성장이 수반되기를 희망해 본다. 도내 많은 화장품 회사들은 아직도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 산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반면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제주지역 화장품산업이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최대 강점은 청정 천연환경과 천혜의 관광자원에 있다. 이러한 여건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청정 원료를 기반으로 한 천연화장품 혹은 유기농화장품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분야가 청정 유기농화장품 시장이다. 유기농화장품 시장 육성을 위하여 정부에서도 유기농화장품 기준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2015년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제주의 고유 원료를 사용하고 메이드인 제주 제품을 만들어서 승부해야 한다.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하여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야 하며 일관성 있는 회사 고유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단시간에 고객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 특히 중국을 겨냥한다면 더 인내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하다. 언젠가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선택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것이 제주 화장품산업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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