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상춘객 수용태세 양 행정시 낙제점 눈총
작성 : 2015년 05월 05일(화) 00:00
바야흐로 상춘시즌이다. 관광지나 유원지, 계곡과 산엔 상춘객(賞春客)들로 넘쳐나고 있다. 상춘객의 사전적 의미는 '봄의 경치를 즐기러 나온 사람'이라고 명시돼 있다. 제주는 매년 이맘때면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가족단위, 연인간 아니면 친목간 끼리끼리 봄을 만끽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띤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상춘객이 벌이는 추태는 옥의 티로 남는다. 무질서로 인해 유명관광지와 행락지가 몸살을 앓기도 한다. 불법주차에서부터 술판에 고성방가, 쓰레기 무단투기,여행기분을 망치게 하는 바가지 요금에 이르기까지 한두가지가 아니다. 남이야 어찌됐건 나혼자만 즐거우면 그만이라는 배타적 이기주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 시기다.

제주를 찾는 상춘객들이 즐겨 찾는 곳은 기존의 유명관광지는 물론 올레길에서 한라산 탐방로, 계곡, 오름, 숨겨진 비경 등 꼽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에 대한 특별관리와 사전에 철저한 준비로 상춘객을 맞고 제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말아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도내 가 볼 만한 곳 곳곳이 정비소홀이나 훼손방치, 쓰레기가 나뒹굴어 문제를 낳고 있다. 만사 제껴놓고 서둘러 정비와 관리의 손길이 필요하다. 제주시는 '불법 무질서 근절 100일 운동'을 연초부터 강력하게 펼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나 여전히 2%가 모자라다.

산북지역 해안가 곳곳은 밀려온 스티로폼 쓰레기나 폐그물 그리고 아직 수거가 완료되지 않은 해초류 등으로 볼썽사나움을 연출하고 있다. 사라봉이나 별도봉 산책로 일부 코스가 안전을 위협해 정비의 손길이 필요하다. 제주시내 병문천을 비롯 시내를 관통하는 주요 하천도 생활쓰레기와 무성하게 자란 풀들로 인해 청정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탑동 테마거리는 부서지고 훼손돼 이곳을 찾는 수많은 인파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게다가 일도2동지역 인도블럭은 멀쩡한데도 난데없는 교체작업으로 차량통행은 물론 모래먼지로 운전자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제주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서귀포지역 유원지나 올레길, 그리고 해안가도 별반 다를게 없다. 서귀포시가 지붕없는 미술관을 표방하며 조성한 '작가의 산책길'은 목재 산책로가 부서진 채 방치된 가운데 쉼터로 마련된 정자 내부엔 종종 각종 쓰레기로 민원이 되고 있다.

연중 관광객이 찾는 중문·화순해수욕장 등도 환경정비가 필요하다. 서귀포시는 3대 혁신과제의 범시민 실천운동을 통해 청결, 친절을 다짐하고 있지만 부족하다.

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 그리고 국내 관광주간이 오는 14일까지 이어진다. 작금의 안일한 관광객 수용태세론 곤란하다. 상춘객들이 청정제주를 찾아 최대한 즐기도록 배려해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그 흔한 새봄맞이 대청결운동이 왜 올해는 소식이 없는지 모르겠다. 주요 관광지와 올레길, 가 볼 만한 곳에 대한 일제점검과 정비를 서둘라. 숙박, 음식, 교통 등 분야별 종합 원스톱 불편해소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설령 방안이 마련됐다면 정상가동 되는지 확인은 필수다. 온 도민이 정성을 모아 제주를 찾은 봄 관광객들이 마음껏 즐기다 돌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친절도우미 역할을 해야 한다. 노력없이 제주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음을 다시 한번 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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