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옥의 식물이야기](23)이름으로 형태알기, 다람쥐꼬리와 뱀톱
다람쥐꼬리·뱀톱 등 한라산서 자라는 양치식물
곧추선 줄기에 작은 잎이 빽빽이 돋은 병솔모양
작성 : 2011년 06월 25일(토) 00:00

▲제주에 자라는 뱀톱속 식물들. 뱀톱(사진 1), 다람쥐꼬리(사진 2), 왕다람쥐꼬리(사진 3), 긴다람쥐꼬리(사진 4)

좋은 식물이름은 이름만 들어도 그 식물의 형태나 특징이 연상되고, 식물을 구별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부르기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어진 이름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다람쥐꼬리, 왕다람쥐꼬리, 긴다람쥐꼬리, 뱀톱은 한라산에 자라는 양치식물의 재미있는 이름들이다. 이들의 형태는 곧추 선 줄기에 작은 잎이 빽빽이 돋은 병솔모양이며, 잎 겨드랑이에 포자주머니가 생기는 특징을 갖고 있는 양치식물들이다. 이 식물들을 구분해 보자.

뱀톱은 다른 식물에 비해 잎이 비교적 넓다. 또한 이름에 드러난 '톱'에서 알 수 있듯 잎 가장자리에 큰 톱니가 있는 것으로 나머지 식물과 구분된다. 다람쥐꼬리의 잎은 바늘모양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만지면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 왕다람쥐꼬리는 다람쥐꼬리보다 모든 면에서 크고 잎은 듬성듬성 달린다. 만지면 뻣뻣한 느낌이 든다. 언뜻 보면 삼나무가지가 땅에 꽂혀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왕다람쥐꼬리의 학명에 쓰인 'cryptomeriana'는 삼나무를 뜻하는 단어이다. 긴다람쥐꼬리는 다람쥐꼬리와 비슷하나, 잎이 보다 넓고 상반부 가장자리에 미세한 톱니가 있는 것이 다르다. 뱀톱이 갖고 있는 형질과 다람쥐꼬리의 형질을 섞어놓은 듯하다.

그런데 긴다람쥐꼬리는 제주도에만 분포하는 한국고유식물로 기록되어 있다. 제주에서는 1914년 나카이(Nakai)가 한라산 700 m에서 채집하여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식물의 실질적인 최초기록은 1911년 마쓰다(Matsuda)가 중국의 강서지방에서 채집하여 뱀톱의 신변종으로 발표한 기록이다. 나카이(1914) 또한 이 식물의 분포를 한국(제주)과 중국으로 기록하고 있어, 고유종으로 알려진 경위 등 이 종의 실체가 모호하다. 또한 자료에 의하면 백두산에 분포하는 식물과 북아메리카에 분포하는 식물과도 비슷하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최근 긴다람쥐꼬리를 포함한 이들의 차이를 규명하는 연구가 진행 중에 있어, 조만간 긴다람쥐꼬리의 분포와 분류학적 실체가 밝혀질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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