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옥의 식물이야기](10)곶자왈엔 얼마나 많은 식물이 있을까?
道 전체 분포식물의 32% 자생… 경이적 포용력
대규모 개발사업 훼손 '곶자왈의 눈물' 경고음
작성 : 2011년 03월 26일(토) 00:00

▲곶자왈에는 약 612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사진은 좀고사리.

이제는 뭍사람들에게 조차 곶자왈 숲은 제주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때 묻지 않아 청정하고, 다양한 생물종이 어우러져 살며, 숨 쉬고 있는 원시림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곳에는 어떤 식물들이 얼마나 자라고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제주 곶자왈에는 약 612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은 곶자왈에 제주 전체 분포식물의 약 32% 정도가 분포하는 것으로, 곶자왈이 제주도 면적의 약 6%인 점을 감안한다면 실로 경이로운 수치이다.

어떻게 이렇게 좁은 면적에 이 많은 식물군이 분포할 수 있을까? 이것은 '곶자왈 속에 작은 한라산이 있다'라는 말로 설명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곶자왈은 화산섬에서 나타나는 매우 독특한 지질, 지형적인 특성과 지리적 입지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미세기후 및 환경이 한라산 저지대에서 고지대에 이르는 생육환경과 상응하고 있어, 다양한 기후대의 식물들이 분포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좀고사리는 한라산의 약 1000m 이상 되는 습한 계곡부 등에서 주로 자라는 식물이다. 그러나 곶자왈 지역에서는 400m도 안되는 습한 바위 등에서 관찰된다. 한라산식물 수직분포의 개념을 무색하게 하는 현상이다. 게박쥐나물, 한라돌쩌귀 등도 그러하다. 이러한 사례는 내륙의 풍혈지 등에서 일부 보고되고 있으나, 이처럼 광범위한 면적에서 이런 독특한 식물상과 식생이 나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러한 면은 학술적인 측면에서도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제주의 허파', '제주 생태계의 생명선', '살아 숨 쉬는 땅', '제주도의 숨골', '제주의 아마존' 이 모두가 제주의 곶자왈을 칭하는 말들이다. '제주도의 아마존'인 곶자왈 숲은 지난 10년간 약 10%가 대규모개발사업과 도로개설 등으로 없어지거나 훼손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도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곶자왈의 눈물'을 볼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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