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박만규 교수 섶섬 분포 첫 확인점차 자생지 황폐화 절멸후 이식 복원
파초일엽(넙고사리)은 이미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양치식물이다. 주변에서 흔히 관상용으로 심어지고, 가정에서도 공기정화식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식물이기도 하다. 파초일엽은 극동아시아의 아열대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동아시아 고유양치식물이다. 국내에서는 섶섬이 유일한 자생지였다. 파초일엽은 1949년 박만규 교수에 의해 그 분포가 처음으로 확인되었고, 1952년에 김윤식 교수 등에 의해 재차 확인 된 바 있다. 1962년에는 가장 북방의 분포한계지인 섶섭 파초일엽 자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사람들의 남채로 인해 자생지는 황폐화 되었고, 이 후 학계의 수많은 탐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자생하는 개체가 확인 되지 않았다. 그 후 각계각층의 이식복원 행사가 행해졌고, 1988년까지 총 298개체가 복원되었다.
이 많은 파초일엽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이식 복원된 파초일엽의 기원이 더 문제였다. 1998년 실시된 파초일엽의 기원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당시 섶섬에 자라고 있던 10여 개체의 기원이 모두 일본산임이 밝혀졌다. 그럼 섶섬에서 자랐던 파초일엽은 없었단 말인가?
최근에 섶섬산임이 검증된 25개체가 이식복원 되었다고 한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기존에 식재되어 있던 10여 개체의 원산지가 궁금하다. 사실 기원이 다른 두 개체군의 유전자 교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자칫 불편한 동거로 인해 국적불명의 2세가 탄생한다면, 유전자원 친자확인 소송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파초일엽은 국내에서 발견 후 50년도 채 못 되는 짧은 기간에 인간에 의해 절멸된 종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절멸된 사실도 중요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는 식물자생지의 이식복원이 정확한 기원의 확인과 과학적 검토 없이 진행되었다는 점과 사후관리의 문제는 되새기고 반성해야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