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름을 알고 외우기 위해서는 오랜 친구를 생각하듯 이름과 별명, 생김새와 성격, 사는 곳이 어디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을 떠올리면 된다. 사진=세복수초
'그 많은 식물이름을 어떻게 다 외우세요 ?' '어떻게 하면 많은 식물 이름을 외울 수 있을까요 ?' 많은 분들이 가끔 나에게 물어오는 질문들이다. 나는 항상 "이름을 외우려하지 마시고 꾸준히 식물과 대화 하세요. 친구나 가족이름은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더군요 많은 친구를 사귀세요"라고 대답한다. 나의 식물알기 방법은 마치 오랜 친구를 생각하듯 친구를 떠올리는 것이다. 그 친구를 생각하면 이름과 별명, 생김새와 성격, 사는 곳이 어디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다 떠올릴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많은 식물이름들을 알아내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다지 어렵지 않은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꼼꼼한 관찰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경험의 기록은 발전의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둘째, 자기만의 식물관찰 법칙을 정하자. 뿌리, 줄기, 잎의 유형과 엽맥, 꽃모양, 꽃잎의 수, 수술, 암술, 열매까지 관찰순서를 정하면 낱낱이 관찰할 수 있다. 아울러 비슷한 식물이 뭘까를 꼭 생각하자. 무리짓기는 학술적인 속(屬)과 과(科)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셋째, 식물의 번식방법에 관심을 가지자. 식물도 자손을 번창시키기 위해 수많은 전략과 전술을 개발해 왔으며, 식물마다 독창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넷째, 함께 살고 있는 주변 식물에도 관심을 가지자. 식물도 끼리끼리 더불어 산다. 만약 더불어 살지 않는 식물이 관찰되었다면, 혹시 알려지지 않은 종인가 의심해 보아야 한다. 다섯째, 자라는 환경 조건을 관찰하자. 식물도 살기 원하는 곳이 있다. 바닷가, 모래밭, 습지, 곶자왈, 바위 겉 등의 자라는 조건은 식물이름을 알아낼 수 있는 좋은 보조수단이다.
제주에 봄이 왔다. 자 오늘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러 야외로 나서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