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폭낭 아래왕 건불령 갑써'이 말은 '여기 팽나무 아래에서 땀 좀 식히고 가세요'라는 뜻으로, 필자가 제주방언의 예로 뭍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말이다. 이러한 '제주방언'이 유네스코 '소멸 위기의 언어'로 분류되어 등록 됐다. 제주말의 정겨움을 아는 제주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다.
식물이름 중에도 제주방언으로 기록된 이름이 많다. 함박풀(병풀), 베체기(질경이), 두레기(노랑하늘타리), 몰폿개(땅꽈리), 굿가시낭(꾸지뽕나무), 저슬사리(으아리), 소앵이(엉겅퀴), 멩게낭(청미래덩굴), 구름비낭(까마귀쪽나무), 난시(냉이), 몰모작풀(쇠무릎), 가마귀바농(도깨비바늘), 개꽝낭(쥐똥나무), 박쿨(곰취), 깨끔낭(참개암나무), 굴무기낭(느티나무), 쉐스랑꼿(꿀풀) 등 지금도 제주의 어르신들에겐 익숙하고 살아있는 소박한 이름들이다.
사실 학술적 측면에서 본다면 이 이름들이 갖는 의미는'제주지역명'정도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러한 이름들이 널리 통용되진 않지만 이런 이름이 없다면 식물역사 기록에 있어서 어르신들과의 소통이 힘들어 질 것임은 명확한 사실이다.
근래에 와서 전국적으로'민속식물'혹은'토종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지고 있다. 이를 통해 그 쓰임새와 지방명 등이 기록되고 정리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생각된다. 제주에서도 이러한 연구가 필요하다. 제주방언이 소멸위기의 언어로 평가되었으나, 제주식물 이름의 발굴과 식물종 기록연구는 소멸되어가는 제주방언을 살리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또한'대박 히트상품'식물 발굴에 제주 고유의 식물이름이 단초가 될 수 있다. 사실 이일은 제주인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기록될 이름은 우리가 아끼고 보존해야 할 언어이다.
병풀(함박풀(제주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