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선 장난감이 필요 없어요"
사려니 숲길 체험… '숲속유치원' 인기
작성 : 2009년 05월 20일(수) 00:00

▲19일 사려니 숲길 걷기 체험행사장에 마련한 숲속 유치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19일 오전 지저귀는 새소리가 잔잔한 사려니 숲길에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가득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있는 슬기어린이집 어린이 14명이 이날 '숲속유치원'으로 나들이 왔기 때문.

이날 '숲속유치원' 선생님은 자연해설사 오민숙씨가 맡았다. 아이들은 숲에 도착하자마자 편백나무로 만든 나무 목걸이를 하나씩 받아 목에 걸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얘들아, 무슨 냄새가 나니?"

"나무냄새요." "풀냄새요." "공룡 발자국 냄새요."

엉뚱한 아이들의 대답을 시작으로 '숲속 유치원'은 시작됐다.



아이들은 먼저 나무의 평면과 단면을 비교한 전시관에서 나무 겉생김새와 속생김새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숲길을 천천히 걷기도 하고 흰 천을 도화지로 삼아 숲에 널려있는 나뭇가지와 풀, 돌멩이, 솔방울 등으로 숲을 직접 꾸며보기도 했다.

오씨는 생태동화 '단풍이의 여행'을 아이들에게 들려줬고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워 이야기를 들었다. 마지막 시간은 주변에 있는 조릿대잎으로 배를 직접 만들어보고 띄워보기도 했다.

양원보(7) 어린이는 "장난감이 없어도 볼 것이 많고 할 것도 많아서 숲이 좋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강수민(6) 어린이는 "목걸이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연신 자랑했다.

김미진(30) 교사는 "오늘 배운 조릿대 잎으로 배 만들기는 다시 아이들과 해보고 싶다"며 "숲에서 생태동화를 듣고 나무목걸이도 선물로 받는 등 아이들에게 너무 행복한 체험이 됐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자연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은 확실히 밝게 자라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숲속유치원 체험은 750-2514로 신청하면 된다. 체험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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