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로 읽는 '어린 왕자(두린 왕자)'(22)
작성 : 2006년 12월 27일(수) 00:00
22

“안녕허우꽈?” 허고 왕자가 인사허였다.

“기여, 펜안했시냐?” 허고 철도원이 고랐다.

“여기서 뭐 햄수꽈?” 허고 왕자가 고랐다.

“난 열차에 탄 승객들을 혼 그룹디에 천 명씩 분류햄져게. 난 승객들을 실엉 이신 열차를 때로는 오른펜으로 보냈당, 때로는 왼펜으로 보냈당 햄주게.” 허고 철도원이 고랐다.

그때 불을 환하게 밝히멍 특급열차가 천둥소리를 내멍 지나가 부난 철도원의 조종실이 흔들렸다.

“저 승객들은 몬딱 잘도 바쁘다예. 지금 뭘 경 찾암신고예?” 허고 왕자가 고랐다.

“기관사조차도 승객들이 뭐를 찾암신디 몰람주게.” 허고 철도원이 고랐다.

경허자 반대방향에서 불을 환하게 밝히멍 두 번째의 특급열차가 엄부랑허게 앙살허였다.

“그 사름덜이 볼써 와수꽈?……” 허고 왕자가 물어봤다.

“저 사름덜은 호끔 인칙이 사름덜이여은 똔 사름이여게. 두 대의 열차가 서로 엇갈령헌 거여.” 허고 철도원이 고랐다.

“저 사름덜은 지녁네가 이신 곳이 모심에 들지 않햄수꽈?”

“지네가 이신 곳에 만족행 이신 사름은 혼 사름도 없주게.” 허고 철도원이 고랐다.

경허자 불을 훤허게 밝히멍 시 번째의 특급열차가 우렁차게 소리냈다.

“이 사름덜은 호끔인칙이 먼저 출발했던 사름덜을 쫓앙 가는 거꽈?” 허고 왕자가 물어봤다.

“이 사름덜은 아무도 쫓앙가지 않는다게. 이 사름덜은 열차 쏘곱에서 졸암시거나 하품을 햄주게. 호끌락한 아이덜만이 유리차에 코를 비벼대멍 바깥띠를 뵈리멍 이실 뿐이주게.” 허고 철도원이 고랐다.

“호끌락한 아이덜만이 지가 뭐를 찾암신지 알암구나예. 가이들은 헝겊으로 몬든 인형을 찾기 위행 시간을 소비햄꾸나예. 경허고 그 인형은 가이네들에게 막 중요헌 것이 되는 거구나예. 경허고 만약 작산 어른덜신디 인형을 빼앗기민 호끌락한 아이덜은 울어 불거우다……” 허고 왕자가 고랐다.

“가이네들은 행복하구나이.” 허고 철도원이 고랐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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