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희의 월요논단] 다양한 존(zone)이 존재하는 사회
입력 : 2024. 06. 23(일) 22:00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한라일보] 어린 아이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 키즈존(no kids zone)'은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져주었다. 나이를 기준으로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옳은 일인지 사회 여러 곳에서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는데, 같은 결로 '노 시니어존(no senior zone)'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며 외신들은 "한국의 다양한 노존(no-zone) 현상은 자신과 다른 그 누구도 포용하지 못하는 편협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시니어존'을 선택하는 업장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대개 노인들이 자리를 오래 차지하고 있으면 젊은 소비자들이 오지 않으니 그들의 입장을 막겠다는 것이다. 오래 앉아있는 것이 문제라면 '시간'을 제한하면 되는데, 굳이 '노인'이라는 특정연령대를 제한하는 것은 당연히 차별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노인공경사상을 배워왔으나 언제부터인가 노인들을 꺼리며 아무 거리낌 없이 노인 혐오를 하는 그런 사회가 돼버리고 만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그 원인부터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세계가치관조사에서 약 30년 동안 국민의 가치관 변화를 그 나라의 노인비율(65세 이상)과 연관 지어 분석한 결과, 고령화율이 높을수록 노인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나 존경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또한 부양구조와 인식변화는 세대별 소통의 기회가 적어지는 원인이 되며 공동체를 중시하는 고령계층과 개인주의를 중시하는 젊은 계층 사이의 가치관 대립도 관련 문제를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이는 노인 혐오 문제를 단순 개인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정책화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앞서 겪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한국보다 빠른 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은 젊은 세대들의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앞서 경험했으며, 2010년 전후로 이미 '노인 혐오'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돼 그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정년을 늘리는 등 고군분투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도 노인들이 집단 할복해야 일본 경제가 회복된다는 식의 황당한 발언을 일본계 교수가 하는 등 일본의 '노인 혐오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누구나 늙는다.'고, '지금 노인을 비난하는 당신도 결국 나이가 들것이고 당신과 같은 젊은 세대로부터 똑같은 혐오의 시선을 받을 것이다'라고 아무리 소리쳐보아도 이 말은 그들의 공감을 사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닥쳐올 미래 자체를 두려워할 뿐 행동 자체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란 말이다. '고령사회' 문제의 책임을 고령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맞지 않다. 지금이라도 세대별 갈등이 증폭하는 지점을 파악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정부 주도의 실제적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봉희 전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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