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2)광양초등학교
입력 : 2023. 05. 23(화) 00:00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숲에선 사람의 소리가 가장 작아야 해요"
숲 체험에 나선 아이들이 강은아 해설사가 가져 온 벌레를 신기하게 보고 있다.
물영아리 오름 숲길체험
자연동식물 그리기 인기
"학교에서 배운 것 실제로
보고 들으니 너무 신기해"


[한라일보] 아침비가 내려 조금은 서늘했던 숲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에 온기가 들어찼다.

지난 19일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광양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곤충 채집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채집통 안에 벌레의 작은 움직임에도 맑은 감탄과 "이게 뭐예요?", "살아있는 거예요?", "독이 있어요?" 같은 질문을 쏟아냈다. 안내를 맡은 강은아 자연해설사는 질문에 답해주며 물영아리 오름으로 아이들을 이끌었다.

물영아리 오름은 서귀포시 중산간에 위치한 오름으로 소를 키우는 목초지와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가 함께 있는 생태의 보고로 2006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보호 구역이기도 하다. 물영아리 오름 입구까지 넓게 펼쳐진 마을 공동목장에는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고 들판에 나온 소들을 보며 아이들은 저마다 신기해하며 눈망울을 반짝였다.

오름 탐방로에 들어서자 가파른 계단이 아이들을 맞이했다. 초등학생이 오르기에는 힘들지 않나 싶었지만 아이들은 씩씩하게 계단을 오르며 처음 보는 나무와 처음 듣는 새소리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강 해설사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길 권했다. "10초만 눈을 감고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바람 소리, 물 소리, 새 소리, 지구의 소리. 숲에서는 사람의 소리가 가장 작아야 해요. 숲에 대한 예의예요." 신나게 떠들던 아이들도 이 순간만큼은 눈을 감으며 숲의 소리에 집중했다.

좁고 빽빽한 삼나무 숲길을 지나자 앞이 탁 트인 습지가 펼쳐졌다. 분화구에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물영아리 습지는 물장군, 제주도롱뇽, 애기뿔소똥구리 등 멸종 위기종의 보금자리로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꽉 막힌 탐방로를 오르느라 지쳤던 아이들도 습지의 시원한 풍경에 감탄하며 탐방의 피로를 잊어버렸다.

강 해설사는 아이들에게 하얀 몽돌(모나지 않는 둥근 돌)을 나눠주며 오름을 오르면서 본 것들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직접 사인펜을 들고 저마다 오름을 오르면서 본 꽃과 나무, 풀, 곤충, 새 등을 몽돌에 그리며 자연과 좀 더 친밀해지는 느낌을 경험했다. 고사리손으로 자연을 그려 놓은 몽돌에는 자연을 생각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이날 참여한 김유찬 학생은 "조금 힘들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자연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즐거웠다"며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실제로 보고 들으니깐 신기하고 다음에도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건우 교사는 "이번 현장학습이 학교 실과인 '생활과 동식물' 중 '생명존중'과 이어져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소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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