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마늘, 넘치는 수입산에 소비 부진까지 '이중고'
입력 : 2023. 05. 22(월) 17:09수정 : 2023. 05. 24(수) 11:46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22일 대정농협서 첫 계약재배 마늘 수매 시작
생육기 저온·집중호우 영향 작황 부진 생산량 ↓
22일 서귀포시 소재 대정농협 유통센터에서 대정농협이 농가와 계약재배한 올해산 마늘에 대한 첫 수매가 이뤄졌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수확철마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인건비는 부르는 게 값이다. 비료값 등 안오른 게 없어 1년 농사 애써 지어봐도 손에 쥘 소득이랄 게 없다. 게다가 올해는 작황도 나쁘다."

올해 제주산 마늘 첫 수매가 이뤄진 22일 오전. 올해 도내 마늘 생산량(1만8977t 추정)의 약 60%정도를 점유하는 최대 주산지에 위치한 대정농협 유통센터 마당은 잔뜩 흐린 날씨만큼이나 분위기가 무거웠다. 정부는 오른 경영비는 감안 않고 물가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저율관세할당(TRQ)로 마늘 수입량 늘리기에 바쁘고, 연간 수십만톤의 중국산 김치가 수입되면서 국산 마늘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서다.

이날 유통센터에서는 수확 후 13일동안 건조시켜 망에 담은 마늘을 트럭에 싣고 온 계약재배 농가들이 검사 후 등급 판정을 받았다. 마늘 지름이 5㎝ 이상 돼야 상품 등급이 내려졌는데, 얼핏 보기에도 작은 마늘이 많이 눈에 띄었다. 대정농협 강승태 상임이사는 "구가 작아 평년 3.3㎡에 생산량이 6㎏쯤이던 것이 올해는 5㎏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대정농협은 올해 마늘농가와 계약재배한 4348t에 대한 수매가를 최근 ㎏당(상품) 3200원으로 결정했다. 역대 최고가였던 작년(4400원)보다 1200원 낮다. 앞서 2019년(3000원), 2020년(2300원), 2021년(3500원) 가격과 단순 비교가 어려운 게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국제 원자재값이 상승하면서 비료값이 치솟고,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막히며 치솟은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농가 기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50년 가까이 마늘 농사를 짓고 있다는 문도명(73·대정읍 동일1리)씨는 "1년 내내 공들여 지은 마늘이 다행히 상품 등급을 받았는데, 올해는 대정읍 관내 마늘 작황이 안좋아 큰일"이라며 "올해 인건비가 13만원까지 올랐고, 비료값 등 경영비를 감안하면 최저 3500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진(54·상모3리)씨도 "농사 지어 적자를 볼 판이다. 수매가가 ㎏당 3700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과 계약재배하지 않은 250여 농가의 상황은 더 나쁘다. 밭떼기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탓은데, 관망하던 상인들은 대정농협이 수매가를 결정한 후에야 농가로부터 ㎏당 2500~2700원에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늘 판매가 어려지면서 대정농협은 올해 계약재배농가에 한해 계약재배량 외의 잔여물량도 전량 사들여 수탁 판매키로 결정했다. 농협이 판매 후 가격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강성방 대정농협조합장은 "3월만 해도 마늘 작황이 좋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구 비대기인 4월 하순 이상저온과 5월 초 집중호우로 구 크기가 작아 1만2000t으로 예상했던 대정지역 생산량이 1만t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계약재배농가의 잔여 물량에 대해 전량 수매하는 등 앞으로 계약재배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22일 서귀포시 소재 대정농협 유통센터에서 올해산 마늘에 대한 첫 수매가 이뤄진 가운데 농가가 싣고 온 마늘을 수매검사원이 검사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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