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의 건강&생활] 교통사고 후유증에 대하여…
입력 : 2023. 03. 22(수) 00:00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한라일보] 교통사고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외상은 없는데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많다. 얼마 전에 모녀가 소형차를 타고 가는데 25t 트럭이 차선을 변경하면서 측면 충돌을 했다.

길 한가운데서 차가 빙글빙글 몇 번을 미끄러지면서 위험했지만 다행히 큰 외상은 없었다. 그럼에도 모녀는 그 순간에 극도의 공포감과 죽음에 직면했다는 정신적 충격으로 내원을 했다.

현재 제도로는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나 CT를 찍었는데 골절이나 외상이 특별히 없으면 2주밖에 진단 주수가 안 나오고 입원도 할 수 없어서 한의원으로 내원한 케이스였다. 상담을 해보니 차 안에서 받은 충격으로 어머니는 목이나 허리,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고 딸도 마찬가지로 전신통을 호소했는데 그중에서도 정신적인 충격이 극심했다. 그런데도 그걸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고 인정을 안 해줘서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자신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겨서 힘든데 단지 외상이 심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에 환자로 인정을 못 받고 그냥 거짓으로 꾀병하는 가짜 환자 취급을 받는 게 억울하다고 눈물까지 흘렸다.

보험을 악용해 실제로는 다치지도 않았으면서 병원에 와서 드러눕고 입원부터 하는 사기환자들이 종종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외상이 없어도 통증도 심하고 거동하는 데 불편한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들이 많다. 겉으로만 멀쩡하다고 통증이 없는 것이 아닌데 진단주수가 2주 초과가 안 돼서 2주가 지나면 다시 진단서를 떼고 보험회사에 보내 치료를 받아야 하는 현실이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육체적인 통증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충분히 인식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인정해 주지 않아 환자들이 답답해하고 억울한 것이다.

위에 예를 들었던 환자 중에 어머니는 연세가 80세가 넘으셨지만 사고 전에는 정신이 또렷하고 일상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사고 후에는 충격으로 가벼운 치매 증상처럼 기억력 장애, 인지장애가 생겨서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힘들어했다.

교통사고 환자들을 보다 보면, 속칭 '나이롱환자'라고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보상금을 받으려고 연기하는 환자들도 있겠지만 한의원까지 와서 아픈 침을 맞고 쓴 약을 먹으면서까지 연기를 하기는 힘들 것이다.

과학의 발달로 의료기기 또한 발전을 해서 사람 몸속을 들여다보고 촬영을 할 수 있게 됐지만 골절이나 근육 파열 같은 외상이 없이도 얼마든지 타박이나 어혈을 원인으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육체적인 통증 말고도 정신적으로 힘든 스트레스 증후군도 주의 깊게 생각을 해야 한다. 보험사기를 벌이는 사기꾼들 때문에 실질적으로 고통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오늘도 억울한 취급을 받고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 억울할 일들이 없어지길 하는 바람이다.<강준혁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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