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원도심 북적... "새봄, 좋은 기운 얻고 시작합니다"
입력 : 2023. 02. 03(금) 16:12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한 해 안녕·풍요 비는 새봄맞이 잔치 '탐라국입춘굿'
입춘 하루 앞둔 3일 '열림굿' 사람들 발길 이어져
4일 입춘굿으로 막내려... 시민체험마당 풍성
'2023 계묘년 탐라국입춘굿' 행사 둘째 날인 3일 관덕정 마당에서 진행된 입춘휘호 퍼포먼스.
[한라일보]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 제주에서는 입춘 날을 '새철 드는 날' 등으로 부르며 새해를 맞는 마음을 나눴다. 이날 가정에선 복을 맞이하고 잡귀를 예방하는 입춘축을 붙이기도 한다.

이 즈음 제주에선 '탐라국입춘굿'이 펼쳐진다.

관·민이 합동으로 그 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치렀던 입춘굿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맥이 끊겼지만, 1999년 제주민예총이 전통문화축제로 복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 해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굿이면서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제주 사람들의 신명나는 축제로 되살린 '탐라국입춘굿'은 올해 '성안이 들썩, 관덕정 꽃마중'을 주제로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2023 계묘년 탐라굿입춘굿'은 2일 거리굿으로 문을 열어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를 지나 4년 만에 대면행사로 진행되는 새봄맞이 큰잔치에 사람들의 발길이 북적이며 제주시 원도심이 들썩이고 있다.

입춘을 하루 앞둔 행사 둘째 날인 3일은 오전에 하늘에서 오곡씨를 가져 온 자청비에게 제주섬의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세경제를 시작으로 제주큰굿보존회 주관의 '낭쉐코사'와 오석훈 작가의 입춘휘호 퍼포먼스, 그리고 항아리를 깨뜨려 모든 액운을 제주도 밖으로 내보내는 의식인 사리살성이 진행됐다.

한 해의 나무로 만든 소를 이르는 '낭쉐'는 탐라국입춘굿의 상징물이다. '낭쉐'는 관덕정과 제주목 관아 곳곳에 전시돼 있다.

오석훈 작가는 이날 '성안이 들썩, 관덕정 꽃마중' 슬로건과 함께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을 큰 붓으로 써내리며 모든 가정의 안녕과 건강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했다.

3일 관덕정 마당에서 열린 2023 계묘년 탐라국입춘굿'에서 강병삼 제주시장과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항아리를 깨뜨려 모든 액운을 제주도 밖으로 내보내는 의식인 사리살성. 오은지기자
이날 행사장은 찾은 한 관광객(서울 거주, 20대 대학생)은 "처음 제주에 와서 입춘굿 행사를 본다"며 "좋은 기운을 얻고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소원지에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적어 걸었다.

한 70대 시민은 "세경제 보면서 제주가 발전하고 농사도 잘 되서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했다"며 "새해에 사들이 북적이니 좋다. 오늘 행사를 기점으로 원도심이 사람들로 더 북적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비해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다양해 좋은 것 같은데 어린이들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며 "잔치를 베풀면 먹어주러 와줄 사람이 많아야할텐데 아쉽다"고 했다.

다른 시민도 "세경제 볼 겸 처음 와봤는데,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었지만 절차나 과정이 의미있었다"면서 "한 해를 시작하며 준비한 것들을 보니 서로 더불어 산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제주목 관아엔 입춘등과 함께 소원지도 주렁주렁 내걸렸다.

"우리 가족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100년 만 더 살게 해주세요" "2023년 우리 모두 사랑하게 해주세요" "부자, 건강, 행복, 장수" "가까운 그대들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올해는 몸도 마음도 내실있게 튼튼하게 모든 일들이 잘 풀리게 도와주세요" "올 한해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한 일 많이 생기게 해주세요" 등 저마다의 소원 속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 공통적으로 담겼다.

올해 '탐라국입춘굿'은 4일 입춘굿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4일은 오전 9시 시민과 함께하는 오리정비념(오전 9시)을 시작으로 초감제(오전 10시), 자청비놀이(오전 11시30분), 세경놀이(오후 1시), 낭쉐몰이, 입춘덕담(오후 2시), 입춘탈굿놀이(오후 2시40분) 등이 예정돼 있다.

올해 호장으로 선정된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이날 새철 들어 새날을 맞이하는 흥겨운 날에 액운은 날리고 새해 도민들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입춘덕담을 건넬 예정이다.

시민참여 마당(오전 10시~오후 4시)도 이어진다.

관덕정 마당에선 먹거리 마당이, 목관아주차장에선 다시 돌아온 입춘천냥국수를 맛볼 수 있다.

목 관아 내에선 번성꽃(수선화) 화분 나누기 등 입춘장터가 운영되며, 소원지 쓰기, 윳점, 전통놀이 체험, 제주신화책방, 입춘그림책 원화 전시, 입춘기메등 만들기, 복을 담는 열쇠고리 인형만들기, 전통국궁체험, 입춘극장(그림자극) 등 시민참여 체험마당도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제주목 관아에 내걸린 춘등과 소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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