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훈의 문연路에서] "제주다움 살아 있는 하천 정비를"
입력 : 2023. 01. 31(화) 00:00
편집부기자 hl@ihalla.com
일률적 방식 공사 지양
생태환경적 특성 고려한

하천 관리계획 마련돼야
[한라일보] 제주 하천은 4대강을 중심으로 파생된 육지 하천과는 달리 강이 없는 하천별 독립된 유역으로 생성됐다. 무엇보다 용암의 종류와 분출 형태로 생성된 용암 통로가 하천을 이루고 있어 하상 구조 및 주변 생태환경적 특성을 고려한 하천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많은 수리·토질·환경 전문가들도 제주 하천이 타지역의 치수적 기능만 하는 하천과 달리 지하수 함양 등 이수적 기능, 하천의 생태 환경적 기능을 하고 있어서 보존이 필요하다고 동의하고 있다.

하천을 관리하고 있는 관리청인 제주도의 경우 보존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2007년 태풍 '나리'내습 시 발생한 피해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타지역의 하천 정비방식과 동일한 치수 위주의 정비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약 5332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하천 정비공사에 투입했다.

매년 지속적인 정비공사에도 불구하고 이상기후로 인한 국지성 호우 및 이를 동반한 태풍 발생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2012년 태풍'덴비'·'볼라펜' 572억원, 2016년 '차바' 196억원, 2020년 '마이삭'·'하이선' 70억원 등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물론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량 증가에 따라 하천의 치수능력 확대를 위한 정비는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과 식생이 좋은 산간지역까지 일률적인 방식으로 정비공사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생긴다.

지난해 12월 1일 제주도의회 제411회 제2차 정례회때 본인이 소속된 환경도시위원회에서는 '가시천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을 부결했다. 심사과정에서 하천정비사업이 하천범람 예방적 차원에서의 피해사례 조사 등 하천 정비 타당성이 부실하고, 현재 하천 식생이 우수한 곳을 오히려 정비사업을 통해 하천 원형이 훼손될 우려가 제기되는 등 앞서 서술한 의문점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사유로 부동의 했다.

관련해 도에서는 이러한 개선안을 마련하고자 2021년도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제주형 하천기본계획 수립지침 개발을 위한 하천설계기준 기획연구를 실시했고, 지난해 5월에 '제주특별자치도 하천기본계획 수립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 서두에는 제주 하천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 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 6가지를 서술했다. 그 중에는 하천의 고유 특성 보존 및 복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필요시 지역주민·시민단체·전문가 등의 협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듣도록 하는 등의 기본원칙을 세웠다. 그 외에도 하천환경조사, 계획빈도 차등 적용 등 기존 지침에서의 문제점을 개선방안으로 명시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하천에 대한 예방적 치수 개념을 중시했다면, 앞으로는 하천 자연형상을 최대한 존중하며 실질적 피해지역 및 위험지역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치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제주다움이 살아있는 하천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영훈 제주자치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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