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회용컵 회수·반납 편리한 인프라 구축 시급
논란 속 일회용컵 보증금제 2일부터 제주서 시행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입력 : 2022. 12. 05(월) 00:00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작된 2일 제주시 아라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1회용컵 보증금제 보이콧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논란 속에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제주에서 시작됐다. 시행 첫날부터 일회용품 보증금제 보이콧을 선언한 매장들이 등장한데다 제도에 대한 홍보 미흡으로 인한 혼선이 곳곳에서 빚어졌다. 일회용컵 사용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겠다는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상당하지만 적용 대상 매장의 형평성 문제, 회수와 반납 인프라 구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도내 프랜차이즈 매장들 보이콧 알리는 현수막
형평성·인프라 부족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

▶도내 커피전문점의 17%만 적용 대상=환경부는 지난 2일부터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소비자가 카페 등에서 음료를 일회용컵으로 주문할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더 내고,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다.

이 제도는 순환경제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지난 2020년 6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환경부는 당초 올해 6월 10일 커피판매점, 제과·제빵점, 패스트푸드점 등 전국에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 약 3만8000곳에서 이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이유로 시행일을 6개월 미뤘다. 또한 제주도와 세종시 2곳을 선도 지역으로 정해 이 제도를 우선 시행한 뒤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환경단체 등은 "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시행일이 자원재활용법에 규정돼 있었음에도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시행일을 유예하고 시행 지역을 축소했다"고 비판하면서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전국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일회용컵 보증금제 적용 대상 매장은 제주 349곳, 세종 173곳 등 총 522곳이다. 제주지역의 대상 매장은 올해 9월 기준 도내 커피전문점 2057곳(국세청 국세통계포털 100대 생활업종 자료)의 17% 정도에 불과하다.

제주는 원래 487곳이 적용 매장이었는데, 일회용컵을 아예 쓰지 않거나 기존에 사용하던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바꿔 쓰는 매장이 나타나면서 적용 매장이 349곳으로 줄었다. 일회용컵을 쓰지 않고 다회용컵을 쓰는 도내 매장은 지난해 7월 4곳에서 현재 96곳으로 늘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시행 첫날부터 혼선... 일부 매장은 보이콧=하지만 시행 전부터 일회용컵 보증금제 적용 대상인 제주지역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형평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해왔다.

이들은 "제주의 경우 관광지에서의 쓰레기 배출 문제가 심각하지만 대부분의 관광지 대형 카페들과 개인 카페들의 경우 대상에서 제외됐고,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도민을 대상으로 장사하고 있는 영세하고 소규모인 프랜차이즈 매장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환경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제도의 취지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 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행 첫날부터 100여곳이 넘는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형평성 잃고 고객에게 보증금을 전가하는 1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보이콧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참여를 거부하거나 현수막을 내걸지 않더라도 보증금을 받지 않고 일회용컵에 음료를 내주고 있었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제주시 아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모(37)씨는 "앱을 깔아서 컵을 반납해야 한다고 하는데, 방법을 알 수가 없어서 홍보가 많이 필요해 보인다"며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에 번거로움은 있겠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용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모(43)씨는 "컵을 반납하는 과정이 복잡하기도 하도 보증금 300원을 받기 위해 일회용컵을 반납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도내 전체 커피전문점이 아닌 일부 매장에서만 제도가 시행돼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풀어야 할 과제들=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회수와 반납이 용이한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과제로 떠오른다.

현재 수거와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이 다소 복잡하고 도내 일회용컵 수거·운반 업체가 2곳뿐인데다, 현재 동일 브랜드끼리만 반납이 가능하고 다른 업체 간 교차반납은 안되고 있어 컵 회수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컵을 반납을 하려면 스마트폰에 자원순환보증금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회원가입·계좌를 등록한 후 바코드를 인식해야 하는데, 이 같은 사용방법에 대한 홍보가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환경부와 제주도는 도내 매장의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가 편리하게 컵을 반납할 수 있도록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적용되는 제주 매장을 대상으로 무인 간이회수기 설치 수요를 파악해 설치를 원하는 모든 매장에 기기를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다.

또한 공간이 협소해 컵 반납이 곤란한 소규모 테이크아웃 전문매장 주변 클린하우스·버스정류장 인접 장소 등에 무인 간이회수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공항, 여객터미널, 렌터카 주차장 등 관광객 많이 찾는 곳과 참여 매장이 밀집된 지역 주변의 공영주차장, 재활용도움센터 등에 공공 컵 반납처를 40개 이상 설치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제주 프랜차이즈 카페 "1회용컵 보증금제 보이콧"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297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경제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