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명의 문화광장] 정부는
입력 : 2022. 11. 29(화) 00:00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한라일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다.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그런 끔찍한 참사가 일어나리라는 것을 말이다. 다시 떠올리기도 두렵고 무서운, 가슴 찢어지는 참사가 일어나고야 말았다.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은 그날, 그 시간 메스컴에서 쏟아져나오는 실시간 뉴스에 두 눈과 두 귀를 의심했을 것이다. 도로 전체가 마치 CPR실습을 하는 듯한 광경은, 정말 실재 상황이란 말인가? 진짜 우리나라가 맞는 걸까?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뉴스 시청만으로도 잠을 설치고 가슴에 천근 같은 돌덩어리를 얹은 채 몇 날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사고 직후, 정부 행정조직의 최고 수장들의 면면들은 국민을 좌절시키기 위한 콜라보(collaboration)를 이루는 것처럼 느낀 건 비단 나뿐이었을까? 국민이 있어야 정부도 있고, 각 부처의 각료들도 있는 것이다. 한 달이 지나는 지금까지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그 참담한 상황을 제대로 수습조차 못하면서 '보기 좋게 사표 내고 싶다'는 이상민 장관의 아연실색할 발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도 행정부 장관이다. 너무나 의아스러울 따름이다.

정부는, 하루아침에 매일 엄마라고 아빠라고 불러주던 생때같은 자식을, 만질 수도, 볼 수도 다시는 불러볼 수도 없는 그 애통한 마음을 미루어 짐작한다면 이런 식으로 대처할 수는 없다. 적어도 인간의 감정을 가진 이들이라면. 한 명도 두 명도 아닌, 일백오십팔 명의 생목숨이 비명횡사(非命橫死)한 참사였다. 이 참담한 상황을 책임지는 이는 없고, 너무나 많은 말들만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고 보니, 생애 처음으로 나는 대한민국헌법을 들여다보았다.

우리나라 헌법 제1장 7조.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정부는 헌법 제1장 7조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가장 명료하고 명확하게 답안지를 작성해야 할 것이다.

10월 29일 정부는 국민의 안위를 위해서 어떤 대비와 대책을 세웠었는지, 사고 직후 어떻게 긴밀하게 움직였으며 앞으로 책임 있는 인사 처리와 국정조사는 또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관해서 말이다.

국민은 정치를 잘하는 국가 수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안위를 제대로 지켜줄 수 있고 보장할 수 있는 국가 수장이 더욱더 필요하다.

이제 2022년도도 달력 한 장을 남겨두고 있다. 머지않아 2023년이 되고 2024년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정부와 정치에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 국민은 또 누구에게 귀한 한 표를 사용할지 고민해야만 할 날이 머지않았다.

정부와 여야당 의원들은 민생안정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들에 총력을 기울이고, 그들을 위한 정쟁이나 정치를 이제는 그만 멈춰야 할 것이다. <장수명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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