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98)태아 초음파
입력 : 2022. 10. 13(목) 00:00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진단 넘어 치료까지… 태아 초음파의 세계
김리나 제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통해 산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흐릿하게 움직임 관찰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혈액 움직임까지도 선명히 읽어내
태아 검사와 치료의 중재적 역할도 '톡톡'
제주대병원 최신 초음파 기기 도입 운영

이번 제주인의 건강보고서는 김리나 제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기고문 형태로 '태아 초음파'에 대해 알아본다. 김 교수는 지난 7월 18일 새롭게 도입된 초음파 진단기기인 'HERA W10'을 이용해 태아 정밀초음파 검사는 물론 태아치료까지 실시할 수 있는 전문의다. 다음은 김 교수의 기고문.

한 줄 밖에 남지 않은 김밥의 주인공이 산모라는 사실에 참으로 기뻐하던 유명 김밥 집 사장님의 얼굴이 선하다. 그 존재만으로도 고귀한 임신부는 이제는 보기가 힘들다. 버스와 지하철의 분홍색 의자가 비어있는 것만 봐도 마음이 시리다. 그럼에도 어딘가에서 귀한 생명을 품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을 우리 산모들이 대견하다.

임신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나마 있는 입덧 말고는 아무런 몸의 변화가 없는 임신 초기. 그러다가 배가 콕콕 쑤시거나 피가 비치면 흠칫 놀란다. 뱃속 아기는 괜찮은 건지… 병원 예약 날짜를 좀 당겨볼까 수십 번의 생각과 함께 하루하루 더디게 시간이 지나고 임신 중기가 되면서 태동이 느껴지면 잘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기가 잘 성장하는지 이상은 없는 것인지 그 다음의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병원을 매번 찾아가기는 쉽지 않아 결국 미디어의 힘에 기대어본다. 그 안에 원하는 답이 없다는 것도 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임신했을 때, 초음파가 시원찮았을 그 시절에 어떻게 열 달을 살아냈을까.

1970년대 국내 처음 초음파 진단술이 도입됐고, 1980년대 후반부터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기만의 공간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흐릿하지만 생명의 움직임을 보았던 일들이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인공지능도 초음파 영역에 흡수되면서 선명해진 영상으로 구조물 하나하나를 살펴볼 수 있게 됐다. 그래서 태어난 후에야 알게 됐던 사실 중에 태아 시기에 미리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질환들이 있음을 알게 됐고 그 발견율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초음파 기술은 어디까지 성장했을까. 우선 초음파(超音波, ultrasound)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소리를 기초로 하기에 산모와 태아에게 비교적 안전한 검사방법이다. 기술이 발달해가면서 선명해지고 있고, 태아 심장과 혈액의 움직임을 읽어내고 삼차원적(3D)으로 영상을 구현해내면서 더 이상 흑백이 아니게 됐다. 또한 3D 화면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면서 4D, 5D까지 가능해지고 인공지능이 접목되면서 인간의 한계를 채워주는 역할까지 더해져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성장 곡선 위에 올라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신의 기술이 탑재된 산과영역에서의 초음파 범위는 아주 다양하다. 가장 기본은 진단적 역할이다.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는 것인데, 여기서 초음파 영역에서의 비정상은 구조적 이상을 말한다. 구조적 이상은 장기마다 발달 순서가 달라 다양한 임신 주수에서 발견되지만, 태아의 해부학적인 구조가 거의 완성되는 시기인 임신 20주경(18주~22주)에 정밀초음파검사를 통해 발견하게 된다. 이 시기에 정상적으로 관찰됐다고 해도 위장관계 질환, 비뇨기계, 골격계 이상 등은 임신 말기에 초음파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정밀초음파검사에서 관찰을 하게 되는 항목은 ▷산모의 자궁과 난소 ▷태반과 양수량 ▷태아의 위치 ▷혈류 ▷태아의 장기로 나눠볼 수 있다. 여기서 태아의 장기는 기본적으로 머리, 얼굴, 목, 척추, 위장관, 부신, 신장, 방광, 외성기, 항문, 다리, 발, 팔, 손, 흉부 및 심장의 순서로 관찰하게 된다. 검사자에 따라 세부적인 항목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검사자의 숙련도와 장비의 상태가 질환의 발견과 진단의 정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리나 제주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초음파 범위 중 두 번째는 태아 검사 및 치료를 할 수 있게 하는 중재적 역할이다. 뱃속의 아기를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태아에게 다가가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표준치료로 정립돼 있다. 이는 기본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때 또는 위험도가 높은 산모일 때 필요에 따라 전문가의 정밀검사가 요구될 수도 있고 그에 맞는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정밀검사는 태아심장정밀초음파, 융모막검사, 양수검사, 태아혈액검사 등이며, 태아치료는 양수감압술, 양수주입술, 태아단락술, 태아수혈, 레이저응고술 등이다.

이제는 초음파가 없는 산부인과는 생각하기 조차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지만 이제는 자궁 안에 있는 태아를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물론 아직 초음파검사의 한계는 존재하기에 의료진으로서 확실한 답을 주지 못할 때면 마음 한 켠이 안타깝다. 그럼에도 보지 못했던 아기만의 공간을 초음파를 통해 공유함으로써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산모들의 마음 둘 곳이 돼 주고, 임신 10개월이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한다.

송은범기자

[건강 Tip] 가을철 별미, 대하
가을철 달콤한 맛 최고조


풍요로운 계절, 가을이다. 가을에는 바다의 수산물도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하며 한창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영양이 풍부해진다. 지난 여름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회복하기 위해 가을, 제철을 맞은 대하를 추천한다.

왕새우 또는 큰새우 라는 뜻의 대하(大蝦)는 보리새우과의 갑각류로, 몸 길이는 20㎝ 전후로 수컷에 비해 암컷이 크다. 수온이 약 20~26℃ 정도인 곳을 좋아해 서해와 남해에서 주로 서식한다. 4월 하순에서 6월 하순경에 산란해서, 4~5개월이 지나면 15㎝ 이상 자라게 된다. 가을철인 9~11월에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딱 먹기 좋을 만큼 성장하고, 특히 10월에 그 맛과 영양이 가장 풍부해진다. 대하에는 글루탐산, 아르기닌, 아스파르트산, 글리신, 루이신 등 다양한 아미노산이 풍부해 스테미너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아미노산 성분들은 대하의 고소하고, 달큰한 특유의 풍미를 내는 역할을 하는데, 가을에는 달콤한 맛을 내는 글리신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에 맛이 더 좋다. 이외에도 대하에는 칼슘, 철분, 타우린 등이 풍부해 뼈 건강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성장 발육에 도움이 된다. 대하에 풍부한 타우린은 간 기능 개선과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 대하를 가열했을 때 붉은색으로 변하는 건 아스타잔틴 성분 때문인데, 항산화 및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다만, 아스타잔틴은 껍질에 주로 포함돼 있어 섭취에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연산 대하는 워낙 성질이 예민해 어획 후 대부분 죽어버리므로, 이 시기가 아니면 싱싱하게 접하기 어렵다. 대하를 고를 때는 몸이 투명하고, 윤기가 나며 껍질이 단단한 것을 고르도록 한다. 신선한 것은 머리와 꼬리, 수염이 잘 붙어있으므로 확인 후 구입하도록 하고, 바로 먹지 못할 때는 깨끗하게 손질해서 냉동 보관한다. 깨끗이 씻은 대하는 가위를 이용해 뾰족한 뿔과 수염을 제거하고, 튀김 요리를 할 때는 꼬리에 있는 뾰족한 물총도 제거해 준다. 대하의 내장은 몸통 두번째와 세번째 마디 사이에 이쑤시개를 넣고 잡아당기면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대하는 회, 튀김, 찜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지만, 단단하고 쫀득한 육질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소금구이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메뉴이다. 후라이팬에 호일이나 종이포일을 깔고, 굵은 소금을 넓게 펴준다. 달궈진 소금 위에 대하를 올려주면, 벌겋게 익어가면서 육즙이 흘러나와 소금을 녹이고, 녹은 소금물이 대하 껍질 사이로 스며들면서 속살에 감칠맛이 밴다. 대하살에 아욱을 한 움큼 넣고, 된장을 푼 대하국을 끓여도 좋고, 애호박, 버섯 등과 함께 고춧가루를 풀어 칼칼하게 대하탕을 준비해 봐도 좋겠다. 맛간장을 끓여 손질한 대하에 부어 대하장을 만들어 두면 올 가을 밥도둑이 따로 없을 것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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