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1회성 제주어 행사에 교사 열정 의존 언제까지..
576돌 한글날 앞둔 학교 '제주어교육' 활성화 과제는
제주어교육 조례· 활성화 시행계획 등 기반 갖췄지만
학교 현장에선 교사 관심도 따라 교육 밀도 천차만별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2. 10. 06(목) 18:11
[한라일보] 탐라문화제가 열리는 10월 첫째 주는 제주어교육 활성화를 취지로 운영되는 제주어교육주간. 올해도 각급 학교에서 이 시기를 전후로 다양한 제주어 행사를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교사들의 열정에 의존하고 있는 제주어교육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사용되는 언어 중에서 제주의 문화정체성이 담겨있고, 제주 사람들의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데 쓰이는 전래적인 언어." '제주도교육청 제주어교육 활성화 조례'는 '제주어'를 이렇게 정의했다.

이 조례에 따라 도교육청은 현재 '2022 제주어교육 활성화 시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초·중·고의 제주이해교육(제주정체성교육)에 제주어교육 예산을 반드시 짜도록 했고, 학교별 제주어 동아리 운영도 적극 권장했다. 도교육청이 제주어교육 조례 제정 이전인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개발한 제주어 교육자료는 30종이 넘고 '들엄시민 제주어 영상물'도 2016년 이래 34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제주어교육 시행에 온도 차이를 보인다. 학교장이나 교사의 관심도에 따라 학교별 비중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제주어교육 경험이 많은 제주시의 모 중학교 교사는 "예전에는 학교의 제주어 관련 업무가 별도로 배정됐지만 지금은 제주이해교육의 하나로 제주어교육이 실시되면서 담당 교사의 역량에 따라 학생에 보급, 지도하는 것이 천차만별"이라며 "학교폭력 예방 등을 관련 교과에서 다루라고 하듯 수업계획을 세울 때 제주어교육을 적어도 몇 시간 하라는 교육청 지침이 있으면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과정에 포함돼야 연중 지속적인 제주어교육 가능"
도교육청 "내년 학교 맞춤형 제주어 운영비 지원 강화"


노래, 애니메이션 등 여러 방식으로 1년 내내 아이들이 제주어를 접할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제주시 동지역의 모 초등학교 교사는 "교육청에서 제주어교육 시수를 1년에 5시간 확보하도록 했고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제주어교육의 내실을 위해 "제주어가 교육과정에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는 제주학연구센터가 2020년 진행한 '제주어 교육 실태 조사 연구'에서도 언급된 내용이다. 당시 심층면접과 설문 결과 제주어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일반인(68.3%)보다 교사(92.0%)의 지지율이 높았다. 반면 도교육청에서 발간한 제주어 교육 자료에 대한 교사들의 인지도는 73.5%였지만 이를 활용한 경우는 39.0%에 그쳤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이 연구에서 학교별, 지역별 여건에 맞는 맞춤형 제주어 교육보다는 제주어 말하기 대회, 제주어 골든벨 등 일회성 행사로 개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짚었다.

지난달 26일 김광수 교육감을 상대로 한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에서 양영식 제주도의원(문화관광체육위원회)은 제주어교육 활성화를 주문하며 "도교육청의 한 해 4·3 예산이 7억9000만원이라면 제주어는 2억7000만원이다. 4·3예산이 많다는 게 아니라 제주어 예산이 너무 부족하다. 특히 애니메이션 영상 제작을 빼면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양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제주문화의 속살이 제주어라는 점에서 제주정체성교육의 1순위는 제주어교육이 돼야 한다"며 "제주특별법 특례를 이용해 학교 정규 커리큘럼에 제주어교육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의 관계자는 "교육감 공약인 '지역교육과정 연계 제주이해(정체성)교육' 방안으로 내년부터 학교 맞춤형 제주어교육 운영비를 각 학교에 지원할 예정"이라며 "아이들에게 제주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들의 역량을 키우는 일이 우선인 만큼 인력풀을 구축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주어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차가 크다. 교육과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분도 있고, 제주어 강사를 학교에 보내줘야 한다는 분도 있다. 1주일에 1시간 교육과정에 넣는 것을 구안하는 등 현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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