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의 한라시론] 오영훈 도정의 하천관리정책 변화를 기대한다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입력 : 2022. 06. 30(목) 00:00
최근 오영훈 제주지사 당선인이 천미천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하천 원형을 훼손하는 천편일률적인 정비사업은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특히 오 당선인은 기후위기로 인해 변화하는 강우 유형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하천 정비사업이 이뤄져 왔고, 무작정 제방을 쌓거나 콘크리트로 담벼락을 높이 올리는 등 오히려 하천의 원형을 파괴하는 공법이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친환경적인 공법을 활용해 정비사업을 시행하고 하천 상류에 저류지를 조성해 가급적 하천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의 정책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상습침수구역에 대한 용지 매입을 통해 하천의 원형을 보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당선인이 하천 정비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 하천정비의 문제를 공감하고 개선방안을 피력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반복해 이뤄져 왔던 무분별한 하천정비사업과 그에 따른 하천의 생태계 파괴와 경관 훼손의 문제가 멈출 수 있겠다는 기대 또한 크다.

제주 하천은 육지부 하천과 달리 지형, 지질의 특성상 대부분 건천의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환경·경제적으로 보전 및 활용가치가 낮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제주 하천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 이상의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수많은 식물종은 물론이고, 수령이 오래된 거목들이 하천의 긴 역사와 함께 자리를 지켜 왔다. 하천에 서식하는 민물고기도 다양하게 분포하는데 조사결과에 의하면 30여종에 이른다. 이 외에도 제주의 하천은 지하수 함양, 경관 형성, 수질과 대기오염의 정화, 동·식물의 서식공간 제공, 시민의 휴식·여가의 생활공간 제공 등 다양한 형태의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하천의 가치를 높이고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정책은 없이 무분별한 하천복개공사와 하천정비, 무단 점유와 개간, 도로와 주차장 건설, 하수유입, 골재채취 등으로 하천생태계를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행위가 잦았다. 또한 보전관리도 소홀하다 보니 각종 생활·농업용 쓰레기 투기와 쓰레기 소각행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제주 하천의 보전 필요성과 훼손 행위를 막기 위한 목소리도 지속해서 이어져 왔었다. 지난해에는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으로 알려진 천미천 정비사업에 대한 문제 지적이 컸고, 결국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나서서 하천정비사업에 대한 성과감사를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오 당선인이 그간의 잘못된 하천정비의 관행을 끊겠다고 선언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특히 하천의 생태적 기능은 무시하고 이수·치수의 관점으로만 접근해 온 하천관리정책의 전환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변화를 기대한다. 따라서 오영훈 도정은 하천의 생태적 보전을 전제로 한 관리정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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