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민의 특별기고] 제주도에도 다목적 양수발전소가 필요하다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입력 : 2022. 05. 23(월) 00:00
'2030 탄소 없는 섬, 제주'의 실현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제주의 앞선 노력이며 멈춰서는 안 될 전지구적 과제다. 지난 해 제주의 재생에너지 보급률은 20%로 전국의 7% 수준에 비해 훨씬 앞서고 있지만 풍력, 태양광 초과발전으로 이제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낮 시간과 바람이 많은 시간에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남는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태양빛이 없는 밤 시간과 바람이 없는 시간에도 전기를 쓸 수 있어야 우리는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에너지 저장수단이 없으면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생산한 전기의 상당 부분을 버릴 수밖에 없게 된다. 신재생에너지는 많아졌지만 저장수단이 없다보니 2015년부터 풍력발전 출력제한이 시작되었고, 금년부터는 태양광발전만으로도 초과발전이 발생하여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한다.

출력제한은 재생에너지의 수익성을 떨어트려 투자를 위축시키고 화석연료 발전기에 대한 의존을 지속시켜 탄소중립을 멀어지게 한다. 남는 전기를 육지로 보내기 위한 제3연계선 건설과 대용량 리튬이온 저장장치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양수발전소 또한 좋은 문제 해결 방법이다.

양수발전은 국제적으로 10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검증된 가장 대표적인 에너지 저장기술이다. 전력의 저장량과 발전량을 빠르게 조절할 수 있어 풍력과 태양광에서 발생하는 출력 변동성 문제를 보완해줘 전기의 품질을 좋게 하고 정전을 막아주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도 않는다. 전 세계 모든 전력계통운영기관이 전력계통의 안정 운영에 가장 필요한 설비로 양수발전을 꼽는다.

이런 다양한 기능과 장점에 힘입어 양수발전은 전 세계 에너지 저장장치의 95% 이상을 차지해왔고, 일단 건설되면 100년 이상 운영으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도 양수발전을 확대하려는 중요한 이유다.

이미 존재하는 큰 저수지를 하부저수지로 삼고 부근의 높은 곳에 상부저수지를 만들면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해 양수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이런 방식의 양수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를 대폭 간소화하여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비하고 있으며, 중국, 호주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선도국에서 수많은 양수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양수발전소는 많은 양의 물을 저장·활용하기 때문에 향후 물 부족에 대비한 수자원의 다각적 이용과 산불재해 시 도움이 되고, 발전소 부근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는 등 제주 지역사회에 주는 장점도 많다.

이제 양수발전소 설치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된 것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더 많은 풍력과 태양광 설비가 필요하고, 재생에너지가 중심이 되는 전력망에서는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특히 양수발전소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김호민 제주대학교 전기에너지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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