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피고인 무죄 확정.. 영구미제 되나
대법원 28일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 확정
검·경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입증 안돼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1. 10. 28(목) 10:44
대법원.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린 12년 전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의 피고인이 무죄를 확정했다.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살인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대법원이 그대로 인정, 검찰의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대법원(주심 천대엽 대법관)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1·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박모(52)씨의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심을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택시기사였던 박씨는 지난 2009년 2월 1일 오전 3시 8분쯤 제주시 용담동에서 보육교사 A(당시 27세·여)씨를 태우고 애월읍 방향으로 향하던 중 택시 안에서 이씨를 성폭행하려 했으나 반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배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체와 옷에서 검출된 섬유가 박씨가 입은 옷의 섬유와 박씨 택시 안에서 발견된 섬유와 유사하다는 감정 결과와 당시 택시 이동경로가 찍힌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박씨를 법정에 세웠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대량으로 생산되는 면섬유의 특성상 피해자 옷과 신체에서 발견한 섬유와 박씨 옷과 택시에서 검출한 섬유가 서로 동일하다고 판단하기 어렵고 CCTV영상 화질이 떨어져 당시 영상에 나온 택시가 박씨가 운전한 차량으로 단정할 수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분석한 미세섬유 감정 결과를 증거로 제시했지만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지 못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수도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천대엽 대법관 역시 "원심에서 판단한에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7월 8일 항소심 재판이 끝난 직후 박씨는 "처음부터 억측으로 시작됐다"면서 "재판부나 언론 모두 족쇄같은 존재였고 생활하는 데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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