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해마다 기록한 열 편의 글로 읽는 2010년대
사회학자 윤여일의 '물음을 위한 물음'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10. 15(금) 00:00
2010년대는 과연 어떠한 시간이었나. 그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코로나19와 함께 온 2020년까지 다다르며 이명박 통치, 아랍의 봄, 월스트리트 점거, 후쿠시마 사태, 박근혜 집권, 세월호 참사,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 문재인 정권 탄생, 이명박과 박근혜 수감, 트럼프 집권, IS 창궐, 난민 확산, 제노포비아, 반지성주의, 가짜뉴스, 기후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그해의 사회적 사건과 현상들을 추렸다. 과거 그런 일이 있었다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때그때의 상황 속에서 정신의 행방을 주시하고 그것을 기록하고 싶었다.

제주대 학술연구교수인 사회학자 윤여일의 '물음을 위한 물음'은 그렇게 매해 한 편씩 10년 동안 작성한 에세이로 채워졌다. 그의 글에 자주 사용된 주어 '나'는 자신을 가리키는 동시에 발화하거나 증언하는 또 다른 '나'다.

이 책은 사회 전역에서 손쉬운 즐김의 취향이 개발되고 감정적으로 즉각 반응할 소재들이 넘쳐나는 때에 흔들리는 말들로 문장을 엮어가며 상황을 진정 경험하려는 작업이다. 그러기 위해선 기성의 론(論)들이 드러낸 것의 이면, 억압한 것들의 흔적을 살펴야 했다.

여기에 제주가 있다. 4·3 70주년을 앞두고 쓴 '4·3과 기억의 모습'(2018)에서 저자는 자서전을 번역했던 김시종, 재일조선인 김임만, 고씨 할아버지를 불러내며 한 인간에게서 궁극적으로 빼앗을 수 없는 것은 기억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런데 기억은 홀로 가질 수 없다. 기억의 편집은 보고 듣는 자와 관계를 생성하는 일이다."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제주도청 맞은편에 들어선 천막촌 이야기는 '대피소의 문학, 곡의 동학'(2019)에 풀었다. 부당한 현실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모여 생겨난 천막촌,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이들이 흘러들어와 만들어진 대피소를 다루며 그는 묻는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대피소가 구해진 사람들을 맞이할 뿐 아니라 구해야 할 사람들을 찾아 나서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 어떠한 대피소의 정치철학이 필요할 것인가." 갈무리. 1만9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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