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스스로 생각하는 힘으로 초협력 시대 열자
이종필의 '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9. 24(금) 00:00
NIV와 초연결 정신 구현
이 시대 필요한 핵심 요소

그는 교양과학 수업 첫 시간에 대학생들에게 항상 이 말을 소개한다고 했다. "Nullius in verba." 라틴어로 "어느 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라", "남의 말 쉽게 믿지 말라"는 뜻을 지녔다. 그가 영국의 유서 깊은 과학자 단체인 왕립학회의 모토인 'NIV'를 꺼내는 건 과학과 관련된 지식을 하나 얻는 것보다, 남의 말을 쉽게 믿지 않고 항상 스스로 확인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그것이 과학의 출발이라고 본다.

건국대 교수인 물리학자 이종필의 '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필수요소로 NIV를 우선 꼽는다. NIV의 본뜻은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 결국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라는 것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팬데믹을 겪고 있는 오늘날 그 같은 과학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저자는 과학이야말로 새로운 이론, 새로운 방법 등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내는 일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학문이라고 말한다. 그때의 과학은 남들이 정해준 규칙에 따라 우리 자신과 주변을 정의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각, 나의 철학으로 세상을 읽고 그로부터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정보를 얻는 과정을 일컫는다. 이는 과학기술 분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모른 채 지시가 내려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거나 상사 앞에선 항상 부족한 아이가 되어 예뻐해 달라고 징징거리는 이들이 있다.

그가 과학하는 핵심 요소로 제시한 또 다른 하나는 초협력이다. 과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세기의 천재가 홀연히 우주의 비밀을 알아내는 모습이지만 이는 어느 한 순간의 단면만 잘라서 보는 꼴이라고 했다. 과학의 힘은 결국 축적된 정보에서 나온다. 정보의 축적은 수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협력해야 가능하고 이 과정에서 일종의 집단지성이 작동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초연결의 정신을 구현하려면 수평적이고 분권적인 네트워크 체제의 장점을 끌어와야 할 것이다. 집중된 권한을 아래로 분산해야 밑에서도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하게 된다. 조직의 각 영역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다면 그 조직에서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다. 사계절출판사.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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