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어쩌다 '소송의 섬' 돼버렸나
민사소송 2017년 6800건→작년 9000건 돌파
부동산 소유권·손해배상·공사대금이 대부분
법원 "개발 붐 꺼지면서 건설 관련 분쟁 속출"
타지역보다 1.5배↑… 최근 민사합의부 신설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1. 03. 08(월) 16:43
개발 붐이 꺾이면서 제주가 '소송의 섬'으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4년간 '민사소송'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8일 확인한 사법연감에 따르면 도내 연도별 민사본안사건은 2017년 6898건, 2018년 8039건, 2019년 8417건, 2020년(잠정) 9040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다뤄진 사건은 ▷부동산 소유권 ▷건물 명도·철거 ▷손해배상 ▷대여금 ▷공사대금 등으로 대부분 건설 관련 사건이다.

 제주에 민사소송이 크게 늘면서 1심 판결이 내려지는 기간은 2019년 기준 185.5일로 전국 평균(160.2일)에 비해 20일 이상 더 소요되고 있다. 2심의 경우는 328.5일로 전국 평균(245.4일)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제주지방법원 관계자는 "민사합의부가 맡는 사건이 1년에 600여건이다. 이는 타지역 평균인 400건보다 1.5배 많은 것"이라며 "이로 인해 사건 접수부터 첫 기일 지정, 1심 선고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 결국 도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방법원은 지난 1일 '민사 제5부(민사합의부)'를 신설해 밀려들고 있는 민사사건을 감당하고 있다.

 제주지법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판사 증원 요청을 했다. 올해 그 요청이 조금이나마 이뤄져 민사합의부 1곳을 신설할 수 있었다"며 "최근 제주에 개발 붐이 꺾이면서 건설 관련 분쟁이 늘어난 것이 민사사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사본안사건을 제외한 도내 '독촉사건'도 2017년 2982건, 2018년 2705건, 2019년 3011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독촉이란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채무변제의 이행을 구하는 '지급명령' 신청을 법원에 내면 법원이 채무자에게 송달하고 2주 내 별다른 이의가 없으면 곧바로 확정돼 판결을 받은 것과 같은 효과를 부여하는 특별소송절차다. 독촉사건이 많아진다는 얘기는 서민경제가 어려워 빚을 지고 갚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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