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실상 '경찰 역사'에 기록된다
오는 2026년 '한국경찰사' 발간하기 위해
최근 미군정기 미군 정보일지 번역 '완료'
경찰 고문치사·서북청년단 이용 등 확인
경찰청 "지난날 공과 가감없이 수록할 것"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1. 01. 26(화) 17:21
지난 2018년 4월 3일 민갑룡 당시 경찰청장이 서울광장에서 제주4·3 제71주년을 맞아 열린 '4370+1 봄이 왐수다' 추념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4·3의 실상이 '경찰 역사'에 공식적으로 기록된다.

 경찰청은 최근 '(미군정기) 주한미군 정보일지 경찰 관련 기사 번역 및 내용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경찰청이 오는 2026년 '한국경찰사'를 발간하기 위해 이뤄졌다. 한국경찰사에는 근대경찰의 탄생, 현재의 모습 등이 담길 예정인데, 미군정기(1945년~1948년) 경찰 관련 자료는 6·25전쟁으로 대부분 멸실(滅失)됐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청은 미군정기 주한미군사령부 정보참모부가 생산한 '정보일지'를 통해 당시의 경찰 활동을 복원하겠다는 취지로 연구를 진행됐다. 연구의 책임연구원은 정용욱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다.

 연구 결과 중 제주 관련 내용이 다수 등장한다. 1947년 3월 1일 '3·1절 발포사건' 이후인 같은해 12월부터 경찰에 대한 여론이 매우 나쁘다는 기록이 등장했으며, 경찰이 군중을 해산시키고, 수감자를 구타해 숨지게 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어 1948년 4월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기록의 대부분은 남로당원이나 공산주의자로 지칭되는 세력이 경찰과 그 가족을 협박하고 살해하거나, 경찰서를 습격했다는 내용이었다.

 주요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1948년 3월 27일에는 '제주 모슬포에 수감된 인물이 경찰 2명에게 구타를 당해 숨졌다'는 기록이 있으며, 같은해 10월 1일에는 '제주도 서북청년회가 경찰과 육군에게 제공한 지원은 몇몇 미군장교들이 추천한 것'이라는 미군의 논평이 있었다.

 이어 1948년 12월 1일에는 '화재가 발생한 마을 근처에서 육군이 목격됐다는 몇몇 보고와 육군 제복을 입은 사람 하나가 방화하는 것을 봤다는 진술에 미뤄보면 반란자들이 아니라 육군이 새로운 전술을 채택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진단이 있었다.

 아울러 1948년에는 '서북청년회에서 약 620명의 지원자가 서울시 수도경찰의 감독 아래 12일간의 훈련을 마친 후 정규 경찰 지위를 얻어 여수와 제주도, 강원도에 배치됐다'고 보고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미군정기 경찰 관련 자료는 제도나 조직 관련 밖에 없는 상황이라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며 "주한미군 정보일지라는 원사료를 가감없이 한국경찰사에서 담아 경찰의 공과를 가려내고,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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