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허수아비 행정시장만 더 늘릴 셈인가
편집부 기자 hl@halla.com입력 : 2020. 10. 23(금) 00:00
잠잠했던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행정시 구역 조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도의회도 다음달 행정체제 개편과 행정구역 조정 관련 토론회를 열고 공론화에 시동을 걸기로 했습니다.

민선7기 원희룡 도정 출범 후 재구성된 제주도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2018년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과 함께 행정체제 개편안을 내놨습니다. 현재 2개의 행정시를 제주시, 서귀포시, 동제주시, 서제주시 등 4개 권역으로 재조정하는 권고안이 그것입니다. 제주시는 현 제주시 동지역, 동제주시는 현 조천·구좌·우도·성산·표선·남원지역, 서제주시는 현 애월·한림·추자·한경·대정·안덕지역, 서귀포시는 현 서귀포시 동지역으로 각각 나눴습니다.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1일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 행정사무감사에서 행정구역 개편 논의 필요성을 집중 거론했습니다. 문종태 의원은 '행정구역 조정 추진 TF' 구성을 주문했습니다. TF를 꾸려서 행정체제개편위 권고안인 행정시 4개 권역 조정안을 기준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라는 것입니다. 송종식 국장은 "행정구역을 새롭게 개편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해 도민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너무 쉽게 이뤄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도민들에게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분은 좋습니다. 하지만 행정시장의 권한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행정구역을 조정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봅니다. 현행보다 행정시를 더 쪼개는 것은 다시 허수아비 시장을 늘리는 것밖에 안 됩니다. 때문에 행정시의 기능과 시장의 권한을 제도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더 시급합니다. 행정시장의 경우 ‘도청의 과장보다 못하다’는 핀잔을 듣고 있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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