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영리병원 제주 녹지병원 허가 취소 적법
내국인 진료 제한 위법성 상관 없이 3개월 내 개원해야
조건부 개원 허가 적법성 여부 대법원 판단 후 결정키로
기각 판결 확정시 내국인 진료제한 둘러싼 법적 논란 지속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입력 : 2020. 10. 20(화) 14:40
[종합]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하 녹지병원) 개원 허가를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단 법원은 제주도가 영리병원 허가 조건으로 내국인 진료 제한을 단 것에 대해선 적법성 판단을 내리지 않고 선고 연기를 결정했다.

제주지방법원 행정1부(김현룡 수석부장판사)는 20일 중국 녹지그룹의 헬스케이타운 유한회사(이하 녹지제주)가 제주도를 상대로 낸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취소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하고, 함께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선 선고 기일을 연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단 제주도의 조건부 개원 허가에 대해 위법성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더라도 (제주도의 조건부) 개설 허가에 공정력이 있는 이상, 일단 허가를 받은 후 3개월 이내에 병원을 개설해 업무를 시작해야 했지만 무단으로 업무 시작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원고의 이런 행위 때문에) 조건부 허가의 위법성 여부와 상관없이 의료법에 따라 개원 허가를 취소할 사유가 발생했다"며 "내국인 진료를 제한할 경우 경제성이 없다는 원고 측의 주장과 (녹지병원이 내국인 진료를 거부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녹지병원 개설 허가 지연으로 병원 측이 채용한 직원들이 이탈하는 바람에 개원을 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제주도로부터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받은 후에도 원고는 병원 개원을 위한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인력 이탈은 업무 시작을 거부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밖에 재판부는 제주도가 업무 정지가 아닌 개원 허가 자체를 취소한 것도 적절한 재량권 행사였다고 판단했다.

반면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에 대한 위법성 판단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재판부는 이날 내린 기각 판결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면 따로 선고기일을 잡아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 위법성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재판부는 그 이유로 영리병원 개설 허가 취소가 적법하다는 1심의 판단이 나온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녹지 측이 병원 개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적 다툼을 이어가도 얻을 수 있는 법률적 이익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개원 허가 취소 적법 판단에 따라 나머지 청구는 소송을 제기할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 해야한다는 것이다.

단 재판부는 나중에 대법원에서 1심의 기각 판결이 뒤집어 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이날 각하 판결하지 않고 대법원 최종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다. 만약 원고 측이 항소하지 않거나 대법원도 1심과 같은 판단을 해 기각 판결이 확정되면 내국인 진료 제한 취소소송은 자동으로 각하된다.

이렇게 되면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의 적법성에 대한 법적 판단 기회가 사라지고 만다.

영리병원 개원 허가 조건으로 내국인 진료 제한을 다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 지에 대한 법적 논란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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