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 다 받아주는 제주자연 있어 눈부신 날
한라일보 갤러리 이디 고은·김성오·이미선 3인 초대전 17일 개막
3인 3색 따스한 색감 조형언어로 조용한 위로… 11월 27일까지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0. 10. 17(토) 20:14
고은·김성오·이미선 3인전 '가을여행'이 10월 17일 한라일보 1층 갤러리 이디에서 개막했다. 이상국기자
따스한 색감의 조형언어로 쓸쓸한 이 계절을 나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는 그림전이 있다. 한라일보(사장 이용곤) 사옥 1층에 있는 갤러리 이디(ED, 관장 한미라)에서 마련한 세 번째 초대전인 고은·김성오·이미선 3인전 '가을여행'이다.

이달 17일 오후 3시에 막을 올린 이날 전시에는 고영만 원로 작가, 연갤러리를 운영하는 강명순 작가 등 선후배 미술인과 미술 애호가들이 찾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간소하게 개막 행사를 치르는 중에도 3명의 초대전 작가에게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건네며 '가을여행'에 동행했다.

이미선 작가.
김성오 작가.
고은 작가.
50대 초반 나이의 세 작가는 비슷한 시기에 미술대학을 다니는 등 동년배와 다름없다. '완결형'이 아니라 조용히 변화를 모색하며 작품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이들은 한라일보 초대전을 더 나은 작업의 계기로 삼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고은 작가는 장지에 분채로 그린 신작 '바다주기' 연작을 출품했다. 고 작가는 지난해부터 제주 바다에 떠있는 무인도, 곶자왈을 새롭게 소재로 끌어온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바다주기'는 자연이 번다한 우리네 마음을 다 받아준다는 뜻을 담아 소리나는 대로 표기한 제목이다. 고 작가는 "힘든 일이 많았는데 어느날 아침 제 그림을 보고 치유가 되는 느낌이었다는 어느 분의 말씀이 저를 일으켜 세운 적이 있다"며 "제가 그림 작업을 하며 지치고 힘든 시간을 견뎌왔듯 다른 사람들도 이 그림들로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 작가의 이름을 알린 슬레이트집 소재 '행복한 풍경' 연작도 함께 걸렸다.

"살아있는 한 오름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김성오 작가는 그 연장선에서 캔버스에 아크릴물감을 사용해 '황금정원', '테우리들', '숲', '불의 꽃' 등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 2008년 첫 개인전부터 지난해 7회 개인전까지 줄곧 오름을 그렸지만 그의 오름은 '현재진행형'이다. 테우리였던 아버지를 따라 어릴 적부터 오름을 오르며 눈밝게 봤던 풍경들은 상상력과 이야기가 더해지며 '김성오의 오름'이 되어가고 있다. 해와 달, 별이 뜬 화산섬 붉은 빛 하늘 아래 오름은 태초의 그것처럼 '민둥산'이다. 파도처럼 물결치는 그곳엔 할미꽃, 갈색말, 꿩 등이 제집인 양 노닐고 칼끝을 이용해 표현된 저마다 다른 오름의 층이 바람처럼 흐른다.

이미선·김성오·고은(왼쪽부터) 작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비단에 자연을 그리는 공필화가' 이미선 작가는 색깔이 물들 듯 채색한 '치유의 정원' 연작을 소개하고 있다. '공을 들여서 세밀하고 정교하게 대상을 그리는 기법'인 공필화로 5년째 '치유의 정원'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는 이 전시를 위해 '눈부신 봄날', '사랑하는 마음으로', '고향' 등의 부제가 달린 작품을 준비했다. 오름과 바다를 배경으로 붉은 모란이 피어났고 하나 둘 모인 꽃잎들은 사랑의 모양을 이룬다. '눈부신 봄날'은 코로나 시대를 떠올리며 그렸다. 이 작가는 "지친 이들에게 다시 한번 일어나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봄날은 어떤 계절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전시는 11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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