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올 추석에는 ‘메밀청묵’을 즐겨보자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입력 : 2020. 09. 17(목) 00:00
추석은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것이 주요 행사다. 추석 전에 조상의 산소를 찾아 여름 동안 묘소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준다. 그리고 추석날 아침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이 때 장만하는 음식으로 육지의 경우 햇곡식으로 송편을 빚어 올린다.

제주의 경우 쌀 대신에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을 활용한 음식을 주로 장만했다. 그 중에서 '메밀청묵'은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을 드려야 했던 음식이다. 그래서 요즘은 직접 만드는 것 보다는 제품으로 나오는 것을 사다가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올 추석에는 '메밀청묵'을 쑤면서 추억에 젖어보기를 권유한다.

'메밀청묵'은 메밀쌀과 다섯 배의 물을 준비한다. 먼저 메밀쌀을 미지근한 물에 담갔다가 베보자기에 넣어서 조물거리면서 전분성분을 빼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잘 다뤄진 메밀 전분을 큰 솥에 넣고 풀을 쑤듯이 저어줘야 하는데 가스불이 없던 시절에는 콩대나 수확하고 남은 참깨대로 불을 때면서 쑤어야 했다. 그리고 나서 잘 저어줘야 하는데 젓는 작업은 집안의 제일 막내가 담당했다. 그런데 큰 솥에다 하다 보니 한 시간은 넘게 저어야 되고 젓다가 잠깐씩 졸면 묵 눈다고 어머니께 등짝을 맞곤 했었다는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전통음식은 아주 오래되고 묵은 것이 아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살아온 이야기와 그 집안의 역사를 갖고 있다. 전통을 복잡하고 어렵고 고리타분하다고 치부하지 말고 내 조상들이 해오던 삶의 행적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명절 때만이라도 지켰으면 좋겠다. <김경아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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