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지태승의 '제주도 향교 답사'
"정면 5칸 대성전 유배인 영향"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0. 08. 14(금) 00:00
'제주목의 유학 중심'이었던 제주향교의 대성전.
제주·대정·정의향교 3곳
첨주는 고대 문양 등 과감

대정 명륜당은 우진각지붕


조선시대의 지방교육기관인 향교(鄕校). 건축사의 눈으로 제주지역 향교를 살핀 책이 나왔다. 제주에서 건축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지태승 건축사가 펴낸 '제주도 향교 답사'다.

제주대와 제주대 산업대학원을 졸업한 저자는 건축사와 문화재실측설계기술자 자격증을 취득해 문화재 현장에서 실측조사, 보수·복원 설계를 해왔다. 어릴 적 할아버지와 함께 대정향교를 찾았던 기억으로 향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그는 '제주목의 유학 중심 제주향교', '추사를 품은 대정향교', '천년 고목의 향(香) 정의향교' 순으로 그곳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냈고 사진을 더해 답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는 제주에 있는 3개 향교 대성전이 큰 규모로 지어진 점에 주목했다. 조선시대 행정체계였던 다른 지역 군현(郡縣)의 향교 대성전이 3칸 규모라면 제주는 정면 5칸을 사용해 40평 넘게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제주와 같은 규모는 서울문묘를 제외하고 나주향교, 상주향교 대성전 정도라고 했다. 이는 제주 유배인들의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배인 다수가 당대의 유력한 권력자들이었고 이들이 구현하는 이념 등이 건축물에도 반영된 결과로 봤다.

향교 전각 세부 기법에서도 지역적 특성이 드러난다고 했다. 처마의 처짐을 막기 위한 첨주가 그것이다. 제주향교 대성전엔 고대 문양을 연상시키는 장식이 사용되었고 대정향교 역시 소도시 향교 기법으로는 과감한 방식을 썼다.

대정향교엔 우진각지붕 명륜당이 있다. 추사 김정희가 대정 유배지에서 살았던 초가와 매우 닮은 형태다. 정의향교 대성전 별창방에는 유교 전각에서 보기 드문 용머리 형태의 조각상이 있다고 했다. 일제강점기 객사에 안치되었던 전패를 지키려 했던 정의현 유림들의 일화도 소개했다.

저자는 "제주지역 향교는 조선조에 조영된 원형들을 잘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지역 문화유산으로 이 지역의 유배인과 지역문화가 어우러진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며 "향교유산의 원형과 독특한 세부기법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식과감성. 2만3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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