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성의 한라시론] 온라인 개학, 어떻게 맞이할까?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입력 : 2020. 04. 09(목) 00:00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사상 초유로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됐다. 이번 온라인 개학 조치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면이 있는데,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지금껏 겪지 못한 일이라 준비 과정에서 낯설고 당황스러울 수 있다.

개학이 계속 연기되다가 한 번도 겪지 못한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하니 학부모 입장에서 꽤 난감할 수 있다. 컴퓨터, 인터넷, 헤드셋, 웹캠 등은 이상 없는지 살펴보게 되는데, 이보다 더 많이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아이의 컴퓨터 습관이다.

컴퓨터 게임이나 유튜브 영상에 아이가 지나치게 빠져 있거나 조절하기 힘들어하는 경우라면, 부모는 아이와 대화를 통해 아이가 분별력과 자기 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다 사용이 어떤 점에서 안 좋은지 어떻게 조절하면 좋을지 아이가 스스로 말하고 '약속'을 실천하는 기회를 줘야 한다. 온라인 수업에 임하기 전에, 이처럼 '아이와 컴퓨터 간 관계 재정립'을 우선 바르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가정에서는 온라인 학습을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능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학교에서 수업받듯, 온라인 수업도 교과서와 공책을 꺼내 놓고 집중하며 듣는다는 점을 아이가 숙지할 수 있어야 한다. TV 보듯 그냥 보고 듣기만 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책에 필기하면서 주요 내용을 놓치지 않고 듣는 태도가 필요하다. 기존 학교 수업과는 달리 온라인 수업에서는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수업 내용 정리에 큰 도움이 된다. 반 분위기에 덜 영향받고, 선생님 주도가 아닌 아이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면서 '자기 속도'에 맞추어 학습을 이해하고 소화하게 된다. 부족하면 다시 들을 수 있고 인터넷으로 다른 자료를 찾아서 보충할 수도 있다.

부모는 짬짬이 아이의 온라인 수업에 관심을 보이고 대화를 자주 나눠야 할 필요가 있다. 수업 내용을 말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연습을 하게 되는데, 설사 부족한 점이 나타나더라도 부모는 이를 탓하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학습 태도를 스스로 돌아보고 고쳐나가게 하면 된다.

이렇게 온라인 학습으로 학습 태도를 점검하고 반성하는 능력, 수업 내용을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이해한 내용을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 등을 증진 시킬 수 있다.

온라인 수업에서는 질문도 교실 수업 상황보다 더 자유롭다. 분위기나 눈치를 덜 봐도 되고 성격상 적극적이지 못한 아이들도 마치 '채팅'하듯 더 솔직하게 부담 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부모는 이처럼 온라인 개학을 아이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개학은 학교에 대한 전통적인 시각을 바꾸어 놓았다. 이젠 학교도 견고한 '콘크리트 건물'에 연연해선 안 된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코로나19 같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해 학교는 능동적으로 변화하며 적응해야 한다.

21세기 아이들에겐 온라인학교가 지극히 자연스러울 수 있다. 20세기 부모와 선생님이 먼저 생각을 적극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21세기 학교가 드디어 시작됐다.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오피니언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