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명의 문화광장] BOOK collector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입력 : 2020. 01. 14(화) 00:00
'BOOK COLLECTOR'

자칭 book collector라고 지칭하는 나는, 장르 구분 없이 한 달에 도서구입비로 적지 않은 비용을 쓴다. 도서관에 가면 있을 책을 굳이 또 산다는 핀잔을 가끔 듣기도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이는 아직 시시때때로 집안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책을 보면서 느끼는 떨림과 설렘의 교감을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서collector는 다른 collector들보다 장점이 아주 많다. 적은 비용으로 누리는 행복이 첫째요. 둘째는 언제 어디든 휴대가 간단하고, 적은 비용에도 여러 장으로 묶어져 있어, 각 장마다 느끼는 감성코칭(coaching)이 다양하다는 것 또한 장점이요. 적은 장소로 보관이 용이하다는 것도 얼마나 큰 장점인지 모른다. 게다가 용도도 다양하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과 재판 되지 않고 절판된 책이라면 그 가치 또한 굉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읽었던 책을 손자까지 대물림해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떤 collector들보다 효용성에서 절대적 자리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bookcollector의 매력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언젠가 지금은 폐간 된(1970년대 창간) 오래 된 문학지를 구입한 적이 있다. 누렇게 변색된 책은 손만 대면 곧 바스라질 것처럼 낡아 있었다. 그런데 그 묵은 문학지 속에서 시중에 미처 출판되지 않은 꽤 오래 전에 돌아가신 우리나라 대표 여류문학가의 단편이 실렸다고 상상을 해보라, 책을 좋아하고 그 작가를 좋아하는 이라면 금맥을 발견한 기쁨이 이 보다 더 크지 않을 테고, 이보다 황홀하지는 않을 것이다. 몇 날 동안 잠을 설쳤고, 그 낡은 문학지가 내 손에서 부서져 내릴까봐 미처 열어보지도 못하고, 조심하며 아껴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21세기 디지털시대 전자책으로 갈아타는 지금 세대들에게 책을 들고 다니라고 하면 당장, 무거워서 싫다고 하고, 그냥 검색만하면 다 나오는데 책은 애써서 왜 들고 다니냐고, 게다가 도서관에 가면 얼마든지 책을 볼 수 있고 대여도 되는데, 돈 아깝게 책은 왜 사느냐고 반박할 것이다. 그 말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자꾸만 각박해지고 메말라가는 세상에 책마저도 e-book으로 스위치를 넣으면 보이고 스위치를 끄면 금방 깜깜하게 문을 꼭꼭 닫아버리는 기계에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의 감성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 그렇게 허무하게 아이들의 정서를 나 몰라라 내어주고 싶지 않아서 간절한 마음을 담아 내어놓는 말이다. 우리 모두'BOOK collector'가 돼보기를 바라면서 책 한 권을 소개한다.

미국작가 레이 브래드버리 작품 '화씨 451'. 이 작품은 1953년에 처음 나온 도서인데 지금까지 미국에서 가장 오래 읽히는 교양 소설이다. 긴 겨울방학동안 자녀들과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담아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참, 좋은 책이다. <장수명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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