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3에 개입한 미군정, 문서로 드러나다
편집부기자 hl@ihalla.com입력 : 2020. 01. 14(화) 00:00
제주4·3의 진실과 미국 정부의 책임 규명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4·3에 대한 미국의 관여 여부를 밝히기 위한 미국 현지조사가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미군정은 5·10선거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범죄자'로 취급하고 제주인들을 초토화작전 대상으로 여겼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은 지난해 미국자료현지조사팀을 구성해 6개월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을 중심으로 4·3자료 조사 결과 관련 기록 3만8000여매를 입수했습니다. 연합군최고사령부 자료에 의하면 UN임시위원단은 남한의 단독선거를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 "'정치범'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미군정의 최고책임자인 하지 중장은 "동기는 정치적일지 모르나 범죄자일 뿐"이라며 맞섰습니다. 특히 주한미군사고문단장인 로버츠 준장은 제주에서 초토화작전을 의미하는 '싹쓸이(cleaning-up)' 등 단어를 자주 사용했고 초토화작전을 극찬한 사실까지 문서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미군정이 4·3 당시 민간인 학살을 용인하거나 방조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제주4·3은 미군정이 통치하던 시기에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내외에서 4·3에 대한 미국의 책임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지난해 6월 유엔본부에서 열린 4·3심포지엄에서도 미국의 책임문제가 집중 거론됐습니다. 한국현대사를 연구한 브루스 커밍스 시카코대 석좌교수 등 미국의 저명한 학자들은 4·3 당시 민간인 학살에 대해 미국도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4·3평화재단은 앞으로 미육군군사연구소 등 다른기관으로 확대해 4·3자료를 적극 수집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책임을 입증할 수 있는 보다 객관적인 자료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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