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의·법의학자 "고유정 의붓아들 강한 외력에 사망"
"현 남편에 의해 눌려 질식 가능성 낮아"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입력 : 2019. 12. 16(월) 17:58
숨진 고유정의 의붓아들 A(5)군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관과 감정 의견을 낸 법의학 교수는 A군의 연령과 신체를 고려했을 때 잠을 자는 사이 우연하게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A군이 질식해 사망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또 이들은 강한 외부의 힘에 의해 온몸이 지속적으로 눌려 A군이 질식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16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봉기)는 19일 전 남편과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6)에 대한 9차 공판에서 국과수 감정관과 법의학자를 증인으로 불러 A군의 사망 원인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국과수 감정관은 A군이 압착성 질식에 의해, 법의학자는 외상성 질식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압착성과 외상성 질식 모두 강한 외부의 힘에 의해 몸이 눌려 질식해 사망했을 때를 일컫는 법의학용어다. 다만 외상성 질식은 붕괴된 건물 잔해나 자동차 바퀴에 사람이 깔려 사망하는 등 재해나 사고 현장에서 많이 발견된다.

검찰은 고유정이 현 남편과 함께 자고 있는 A군의 얼굴을 아래로 돌린 뒤 등 뒤에 올라타 뒤통수를 10분 이상 강하게 눌러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과수 감정관은 "경부(목) 압박에 의한 질식 소견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얼굴과 가슴 등에 광범위하게 점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봤을 때 몸통 전체가 눌려 호흡을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감정관은 유아가 부모와 잠을 자다 부모의 몸에 눌려 사망한 사례가 있는냐는 재판부의 질의에 "A군의 연령대에서는 (그런 이유로) 사망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법의학 교수도 "4살 정도가 되면 (자고 있는 사이) 자신의 몸에 성인의 몸 일부가 걸쳐 있다고 해서 사망하기는 힘들다"면서 "피해자가 반항을 못할 정도로 적극적인 외력이 개입했고, 가해자가 있다면 의도적으로 압박해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들은 '만약 누군가 아이의 몸 위에 올라타 앉아 압박하면 숨진 A군처럼 몸에서 점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 3월2일 오전 4~6시 사이 청주에 있는 자택에서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와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36)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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