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불꼬불 산호 뜨개질로 살아나는 제주 바당
제주생태프로젝트 오롯, 1년간 진행한 시민참여 산호뜨개 전시
해녀 20여명도 인터뷰… 살림과 보살핌의 바다 이야기 담아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19. 09. 11(수) 17:38
제주생태프로젝트 오롯을 통해 완성된 산호 모양의 뜨개질 작품.
그 시절 제주 '바당'엔 전복, 소라, 미역, 감태, 멜 따위가 '지깍'(일정한 공간에 물건이 가득 박혀 있어서 빽빽한 모양)했다. 그저 바다로 가서 해산물을 '막' 건져내기만 하면 되었다. 지금은 어떤가. 늘상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해녀들은 돌까지 썩어있더라고 증언한다. '사막화되는 바다'는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가 아닐까.

'제주생태프로젝트 오롯'이 그 바다로 나가 살림과 보살핌의 이야기를 건넨다. 이달 15일부터 28일까지 제주옹기숨미술관(담화헌, 제주시 주르레길 55)에서 펼쳐지는 '바다숲-제주 옛바다와 산호'전이다.

이번 전시는 삼양, 우도, 보목, 법환, 화순 등 제주 마을 곳곳 해녀들에게 "삼춘, 첫물질 나갔을 때 바닷속이 생각이 납니까?"를 물으며 시작됐다. 그들의 기억을 담기 위해 녹음기를 준비했고 털실과 코바늘로 꼬불꼬불 이어지는 사연들을 꿰었다.

전시장에는 지난 1년 동안 500명이 넘는 시민들과 더불어 산호뜨개를 하고 21명의 해녀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기록한 50년 전 바다의 모습이 펼쳐진다. 처음 코바늘을 잡아본 어린이, 평생 뜨개질로 자식들의 옷을 만들어온 할머니들이 완성해간 산호뜨개 작품이 놓이고 젊은 날 15미터까지 잠수한 상군해녀, 평생 얕은 갯가에서 얕은 숨 닿는 만큼만 물질을 했다는 똥군해녀의 어제와 오늘도 담긴다.

이들이 뜨개질하는 형상인 산호는 산소를 생산하고 물고기들의 산란장이면서 안전한 서식처 역할을 한다. 독립된 개체이면서 서로 연결되어 군체를 이룬 채 하나의 생명체처럼 살아가는 산호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 존재다. '오롯'이 느릿느릿한 코바느질로 산호를 뜨는 이유다. 그들은 "우리는 제주도 자연이 파괴되는 것과 마을공동체가 해체되는 것, 사람들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과 산호가 파괴되는 것이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개막 행사는 첫날 오후 3시에 열린다. 홈페이지(www.ecoorot.org)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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