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문학으로 그려갈 다시 꿈틀대는 공동체
김동윤 평론가의 '문학으로 만나는 제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19. 09. 06(금) 00:00
설문대에서 이어도까지
문학통해 삶·문화 성찰

문학과 제주를 말하기 전에 그는 묻는다. "제주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 제주를 품은 문학에는 태곳적부터 오늘날 제주국제자유도시까지 기나긴 제주 역사가 스며있기 때문이다.

천지창조신화가 담긴 천지왕본풀이, 땅에서 세 신인(神人)이 솟아났다는 건국시조신화, 날개달린 아기장수를 죽이지 않고 날개만 잘라 힘센 장사로 살아가도록 하는 장수전설은 섬 제주의 문화가 한반도와 유다르다는 점을 일러준다. '탐라'라는 독자적 정치체를 지녔던 '섬나라'가 '건넌 고을'이라는 뜻의 '제주'로 바뀌고 일제강점기, 제주4·3을 거치며 겪은 수난 역시 제주 문화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문학평론가인 김동윤 제주대 교수의 '문학으로 만나는 제주'는 그 여정을 따라 제주 신화와 전설, 역사와 현실, 삶과 문화를 다룬 문학들을 짚었다. 그동안 그가 학술적 접근이나 현장 비평으로 제주문학을 논해왔다면 이번에는 지난해부터 제주대 교양과정으로 개설된 '문학으로 만나는 제주' 강의를 바탕으로 좀 더 대중적인 인문교양서를 묶어냈다.

문충성의 시 '제주바다 1'로 열리는 이 책은 설문대할망, 자청비, 서련 판관, 이형상 목사, 김만덕, 배비장, 이여도, 4·3 항쟁, 제주어, 원도심 이야기까지 닿는다. 제주문학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살피면서 제주의 인문 환경과 섬 사람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짜였다.

이 과정에서 김 교수는 재일 김석범 소설가를 포함 강덕환 고정국 김경훈 김석희 김수열 양중해 이명인 조중연 최현식 현기영 현길언 등 제주 작가들이 발표한 시와 소설을 불러냈다. 문학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세계는 그 시대 제주의 현실을 응시하고 있었고 때로는 역사적 진실을 앞서 밝혀냈다.

지금의 제주문학은 어떤 모습일까. 김 교수는 김광렬의 시 '대숲에서'를 인용해 "이제 제주섬의 운명을 주도면밀하게 점검함으로써 바람직한 전망을 도출해내야 할 시점"이라며 다시 꿈틀대는 제주섬 공동체에 주목했다.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려는 제주섬은 푸르게 울창한 대숲을 꿈꾼다. 빽빽이 우거져 몸 비비면서 살아가려 한다. 어우러짐 속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서 꼿꼿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려 한다." 한그루.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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