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이야기] (6)장자, 아파트 경비원이 되다
한 소녀의 행복 찾기로 읽는 자유롭고 당당했던 장자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19. 08. 16(금) 00:00
김희경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오른쪽)이 노형 꿈틀작은도서관에서 임지영씨와 '장자, 아파트 경비원이 되다'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 장두루 할아버지
고민많은 중학생 민주와의 만남
쉽고 재미있게 쓴 장자 해설서
현대인들에게도 귀한 가르침

자유롭고 당당한 삶을 추구했던 장자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시골의 하급관리였던 장자처럼 지위에 상관없이 '나답게' 살아가는 아파트 경비원 장두루 할아버지와 고민 많은 중학생 민주가 만나 행복한 삶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장두루 할아버지와 민주가 '나 자신이 되는 법'을 찾아가는 과정은 가슴 뭉클하고 따뜻하다. <김경운 저, 사계절>

▶대담자: 임지영(노형 꿈틀작은도서관 회원)
대담 진행: 김희경(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김희경(이하 김):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혹 장자에 관한 책이나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으신가요?

임지영(이하 임): 관련된 책을 읽어 보거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이름만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학교 다닐 때 접하긴 했을 텐데 기억에 남아 있는 게 없네요. 도서관소식지에서 선정도서 30권을 접했을 때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도는 높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던 차에 장자를 만난 것이지요. 제목도 신선하고,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것 같고, 아이들도 같이 읽으면 좋을 듯 싶어 선택한 책이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동양철학을 제대로 공부해 볼 생각입니다.

▶김: 읽고 난 후 전체적인 느낌은?

임: 기발하고 재미있고 마음 훈훈해지는 편안한 책입니다. 하지만 읽을수록 깊이감과 무게감이 느껴지고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고전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장자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알려 주는 해설서인 한편 나와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서였습니다. 그리고 깨달은 내용을 내면화시켜 삶에 적용해야 하는 숙제가 제겐 남은 듯 합니다. 약 2300년 전에 쓰여 진 고전이 어쩜 이렇게 현대인에게도 꼭 필요한 가르침을 주는 것인지 신기합니다. 세상은 시간을 다투며 변하고 있는데 사람은 변하지 않았나봅니다.

한 번 읽고 '그렇구나…'하고 금세 잊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읽으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 책에서 주는 가르침대로 살아 갈 수 있다면, 참마음으로 평화로운 세상을 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김: '어슬렁거리며 살아라'에 보면 '쓸모없는 것이어서 쓸모가 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주변에서 찾는 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말의 의미를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 해주고 싶으십니까?

임: 고민하다 가족들에게 물어보니 딸아이가 그러더군요. "플라스틱 용기나 두루마리휴지심을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만들기 하는 데 쓰잖아요.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요. 쓰레기가 된 음식이지만 가축들에게 먹이면 쓸모 있는 것이 되요." 아이의 얘기를 들으며 생각나는 게 있었습니다.

제주에 와서 알게 된 가족이야기입니다. 20세 전후의 두 아들이 머리를 어깨 아래까지 기르고 있었는데 처음엔 그냥 개성이 강하다고 생각하며 넘겼습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만나는 사이라 무심히 지내다 어느 날은 두 아들이 머리카락을 시원하게 자르고 나타난 것입니다. 어떻게 자르게 되었냐고 묻자, 머리카락을 길러 소아암 환자들이 쓰는 가발을 만드는 곳에 기부한다고 했습니다. 아빠와 막내아들을 빼고, 엄마와 두 아들, 딸이 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긴 머리카락을 좋아해서 기른다면 모를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가발을 만드는데 필요한 길이까지 참아내기가 보통의 인내심으론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저자는 아파트경비원이 장자일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주변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면?

임: 아파트 경비원 장두루 할아버지가 주변의 갈등들을 풀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불합리한 아파트 운영 부분을 고집스럽게, 그렇지만 슬기롭게 바로잡는 모습. 민주를 괴롭히던 불량배들을 변화시키는 모습. 부당하게 자신을 미워하는 부녀회장을 미워하지 않고 이해하려는 모습. 그리고 민주와 장두루 할아버지가 친해지는 과정도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의 대화는 서로 동문서답하듯 어리둥절하다가, 만남의 횟수가 늘어나며 서서히 말이 통하게 되고 민주가 장두루 할아버지에게 자연스런 가르침을 받는 모습이 흐뭇합니다. 거기에 아이스크림이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김: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한 앎이다'라고 본문에 나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임: 이 책을 읽고 제가 앎과 모름을 지적인 부분에 한정해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주변 사람에 대해 '이 사람은 이래서 이러는 거야. 이러니까 이렇지.' 개인적인 편견으로 경솔한 판단을 종종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코 알 수 없는 것을 안다고 착각했던 것이죠.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누군가를 대할 때 안다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모른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대하면 서로 오해 하거나, 다투거나 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김: 만약 누군가에게 질문했을 때 '모른다'라고 답하면 어떤 생각이 드실 거 같습니까?

임: 이 질문은 좀 난해하네요. 그냥 '모르는구나.'라고 생각 할 것 같은데요. 근데 어떤 질문이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알만한 것을 물었는데 모른다고 하면 답답할 것이고, 모를만한 것인데 알았으면 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알게 해 줄까 생각하겠죠.

▶김: 이 책을 추천한다면 어떤 분에게?

임: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고,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야 할 책입니다. 인간이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니까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사람,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 세상이 평화롭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일단 남편에게 추천할 것이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습니다.

▶김: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느낀 점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임: 노형 꿈틀도서관은 우리 가족에겐 이웃입니다. 사계절 즐겨 찾는 곳이지만, 여름철에는 무더위를 피해 추운 겨울철엔 추위를 피해 책을 볼 수 있어 더없이 좋습니다. 1년에 몇 차례 있는 도서관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저희 가족에겐 큰 즐거움입니다. 작은 도서관은 우리 가족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곳입니다. 바라는 점은 학습을 가장한 만화책이 좀 선별되어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김: 마지막으로 책 읽기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임: 저는 아이를 낳고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책과 친해졌습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책 속엔 모든 것이 다 있다.'등 책의 중요성 대해 언급한 말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그림책 읽어 주던 습관이 자연스럽게 제 자신도 독서를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책은 친구와 같고, 제가 이번에 읽은'장자, 아파트 경비원이 되다.'와 같은 책은 스승과 같지요. 위인전이나 자서전 같은 책을 읽게 되면 이런 삶도 있구나 하고 놀라기도 하고, 책속의 세상은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생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좋은 친구를 항상 옆에 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노형 꿈틀작은도서관

2008년에 개관해 1만3700여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도내 공립 작은도서관 1호로 세상과 소통하는 열린 공간이다. 책을 통한 만남과 나눔, 배려가 자라는 곳으로 누구나 편하게 책을 읽고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우리 집 앞 문화사랑방이다. "꿈틀이란 애벌레가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생동감), 꿈을 담는 그릇(희망), 꿈이 커가는 모습(성장)을 표현합니다."

이용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노형로 351(구 노형동사무소 2층). 전화 064-748-2611, 팩스 064-711-2613. www.꿈틀작은도서관.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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