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춘옥의 하루를 시작하며]제주의 지역경제를 위한 한 걸음
김도영 수습기자 doyoung@ihalla.com입력 : 2019. 08. 14(수) 00:00
"남원리 동백마을은 동백을 중심 테마로 동백기름을 판매, 아모레퍼시픽과 제휴 맺고, 소길리 풋감마을은…, 송당 메밀마을은…, 가시리에서 유채꽃은…" 마을만들기사업의 브랜드명칭과 이에 관한 얘기를 듣는다는 건 흙냄새가 나는 건강한 소리라 언제나 즐겁다. 마을마다 독특한 커뮤니티를 형성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움직임이 실감난다. 그 중에 '신산리마을카페'는 마을사무장이 마을회관의 낡은 창고 한 켠을 고쳐서 바리스타 몇몇과 함께 휴일이나, 짬짬이 남는 시간에 운영하던 것이 한해 매출 9000만원을 훨씬 웃돌았다고 크게 소문났다.

제주의 마을만들기사업에 대표적으로 성공한 곳은 유채꽃 프라자와 조랑말박물관이 있는 가시리다. 유채꽃프라자는 법인체제로 운영이 잘 되고 있는 반면, 조랑말 박물관은 아직 조성이 끝나지 않는 단계로 보인다. 가시리마을만들기사업추진위원단은 보다 앞선 선진산업인 '말을 이용한 치유의 산업'인 호스테라피(Horse Therapy)를 목표로 꾸준히 진행해 가는 과정이라고 관계자는 말한다.

그렇지만 들리는 바로는 신산리마을카페는 운영 주체인 사무장이 바뀌고, 바리스타들의 유휴노동력이 중단되자 옆 마을에서 노동력을 고용하면서부터 마을만들기사업 특유의 수익창출에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다는 단점이 드러났고, 조성단계인 조랑말박물관 역시 수익성이 좋은 말타기체험은 운영상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적합한 주민에게 사업권을 내준 상태라 소문만큼 실속은 없다고 보아야 했다. 무료입장인 조랑말박물관은 역사지에서 추려 놓은 문구들과 말 사진, 말 목장의 기구들 전시가 전부라 할 만큼 빈약해서 딱히 그렇다할 가치 있는 학습의 장이라고 보기엔 아쉬운 감이 많았다. 그래도 가시리 내에 식당들은 '몸국'을 먹으러 온 관광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을 지경이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산업 기반이 없다시피한 제주도 경제에 사활을 거는 쟁점 사항은 '지역관광의 활성화'다. 제주도가 불과 몇 년 사이에 매력 없는 관광지로 전락했다. 물론 거시적 차원의 원인들도 있으나 내부적 문제로 돌려서 보면 당국의 '인큐베이팅 중심의 자금 지원'과 '어떤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계획과 구체성이 부족해서다. 또 지자체장이 정치적 목적이나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관광개발 사업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제주는 후자의 경우에 대한 논란이 너무 커서 정작 오래도록 꾸준하게 가야할 전자의 것에는 염두에 둘 여력이 없는 것 같다.

제주도가 아직은 천혜의 경관과 역사 유적이 살아있는 곳이라고는 하나 정작 관광객들의 선호도는 '2016년 쇼핑 75.7%, 식도락 51.0%(매년 증가 추세), 자연경관 28.6%, 역사유적지 25.0%, 박물관 전시관 10.5%, 테마파크 10.5%, 휴양휴식 8.5%, 공연·민속행사·축제참가 및 관람 7.9%'로 비중이 낮은 쪽에 치중, 교통난과 함께 갈수록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시국이니만큼 이웃나라 '콘텐츠 투어리즘'처럼 모든 가능성을 열어 지역경제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요즘이다. <고춘옥 시인>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