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은의 월요논단]인도(印度)알기 2: 카스트는 지금도 존재하는가?
김도영 수습기자 doyoung@ihalla.com입력 : 2019. 07. 15(월) 00:00
오래전 인도인들은 지금의 카스트를 산스크리트어로 피부색깔을 의미하는 바르나(Varna)라고 불렀으며, 각 카스트는 씨족이나 가문을 뜻하는 수많은 자티(Jati)로 구성되었다. 인도 고대 문헌에 4개의 카스트가 보이며, 기원전 302년 갠지스평야를 방문한 그리스인 메가스테네스는 7개 카스트를 언급했고, 남인도 기록에도 카스트가 7개로 되어있다. 이처럼 카스트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었으며, 계급이면서 또한 가업이었던 것이다.

Caste란 말은 15세기말에 포르투갈이 인도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사용했으며, '순결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어 인도에 진출한 영국이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수많은 직업을 처음에는 3개, 나중에는 4개 계층으로 분류하면서 점차 고착화되어 갔다.

이처럼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신분제도가 현재 관행으로만 남아있고, 법적으로는 폐지되었는가? 헌법 제15조를 보면 종교, 인종, 카스트, 성 또는 출생지에 따른 차별 금지를 규정하고 있어, 카스트를 부인하거나 폐지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헌법 제17조에서는 '불가촉'이란 용어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대신 지정 카스트(Scheduled Caste) 개념을 도입, 연방 하원, 주의회 등 공직에서 쿼터를 부여,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카스트를 논할 때, 인도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법무장관이었던 불가촉 천민 B. R. Ambedkar를 빼놓을 수 없다. 인도 독립을 위해서는 마하트마 간디에 적극 협력했으나, 카스트 특히, 불가촉천민 폐지를 두고는 간디와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결국, 간디는 카스트 자체를 폐지하는데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불가촉 천민도 신의 아들, 즉 하리잔으로 인정, 카스트내 존재로 받아들였다. Babasaheb(아버지 같은 스승) 암베드카르는 "나는 어쩔 수없이 힌디로 태어났지만, 절대로 힌디로 죽지는 않겠다."고 말하고는 1956년 100여만명 지지자와 함께 불교도로 개종하였다. 그래서 암베드카르가 활동했던 마하라쉬트라주에는 지금도 불교신자들이 상당히 많다.

2017년 대법원 판결을 보면, 카스트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지정 카스트 남자와 결혼한 상위 신분 여자가 헌법상 보장된 할당 규정에 따라 지정 카스트로 교사시험에 응시, 합격, 25여년간 교사생활을 하다 지정 카스트 신분이 아님이 드러나 소송으로 간 사건에서, 대법원은 "태어날 때 신분은 죽을 때까지 변경할 수 없다"고 판결하고, 지금까지 교사 생활은 인정하면서도 판결 직후 바로 교사직 상실 및 퇴직을 명령한 바 있다.

그럼, 향후 카스트제도가 없어질 것인가? 필자는 많은 인도인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카스트는 이제 계급이자 가업으로 정착되었으며, 힌두교가 존재하는 한, 카스트도 계속 존재할 것이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1990년대 중반 인도에 진출한 모기업이 카스트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노사간 보이지 않는 갈등을 지속, 상당한 생산성 저하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김성은 제주도국제관계대사·전 뭄바이 총영사>

실시간뉴스

많이 본 뉴스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