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피고인 '무죄'
재판부 "제출된 증거로 공소사실 입증 안돼"
변호인 "무죄 판결 확정되면 손해배상 검토"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19. 07. 11(목) 15:18
10년 전 발생한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의 피고인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11일 201호 법정에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5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택시기사였던 박씨는 지난 2009년 2월 1일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고내봉 인근 도로에서 승객인 보육교사 이모(당시 26세·여)씨를 성폭행하려 했으나 반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하고,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사체유기 부분은 공소시효(2016년 1월 31일)가 지나 공소권 없음 처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점이 있고, 통화내역을 삭제하는 등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면서도 "미세증거 분석과 CCTV 영상 등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범인임을 입증했다고 볼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무죄 선고 직후 박씨는 눈물을 흘리면서 작게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박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오현 소속 최영 변호사는 "증거관계의 타당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이를 재판부가 그대로 받아 들였다"며 "향후 무죄가 확정된다면 형사소송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사건기록을 보면 경찰도 사건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박씨를 용의자로 특정하면서 다른 가능성은 배제한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미세섬유 분석 법의학과 CCTV 영상, 과학기술 등을 토대로 피고인이 강간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도출했다"며 "수집된 미세섬유 증거와 피고인의 동선은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즉 피고인이 이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이 실체적 진실"이라며 무기징역을 재판부에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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