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로컬 지향의 지역문화운동'
"지역문화로 표준화·일반화에 균열"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19. 04. 26(금) 08:00
'기억으로 보는 제주도 생활문화 1'에 실린 '1965년 한경면 신창리 식게'중에서 기제사 도구로 소개된 놋밥자.
지방문화원의 역할과 미래
향토문화 개념 재정립 주문"

"다양한 지역적 삶 기록해야


얼마 전 제주문화원에서 '기억으로 보는 제주도 생활문화 1'을 묶어냈다. 부설단체인 향토문화연구회 회원들이 해방 이후 1970년대까지 겪었던 일을 직접 글로 쓰고 사진을 발굴해 제작한 자료집이다. 2010년 꾸려진 향토문화연구회는 제주 전래 농기구, 놀이, 제사 음식 등 생활문화 관련 이야기와 유물을 조사해왔고 '옛 제주인의 삶', '제주도 생활문화', '추억의 밥상', '기억으로 보는 제주생활문화'를 주제로 세미나도 열었다.

몇 차례 경험한 향토문화연구회 세미나는 등떠밀려 동원되는 행사장과는 결이 달라보였다. 연구자 못지 않은 열정과 노력으로 자료를 만들고 발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역의 눈으로, 지역을 기록하는 이들을 그곳에서 만났다.

경기도문화원연합회가 엮은 '로컬 지향의 지역문화운동'을 펴들면서 제주문화원을 먼저 떠올렸다. 지역 문화운동이 지역의 생활문화와 만나야 하고 그것이 지역의 문화원이 맡아야 할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바, 사반세기 역사를 지닌 제주문화원의 그같은 활동이 '지역문화운동'의 좋은 예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방문화원이 지역의 문화를 선도하는 중심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문화원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직도 설명해야 하는 현실에서 출발했다. 지난 1년 동안 대담, 좌담으로 지역문화원의 역할과 미래를 토론하고 논의한 결과물을 모았고 가까운 일본의 지역 활동 사례를 취재, 소개했다.

대나무 차롱
책이 그려가는 방향에는 지방문화원이 아닌 지역문화원이 되어야 하고 향토문화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다. 생활문화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국가주의적 관성과 획일화된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양한 관점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새길 만하다. "지금 당장 활용하지 않더라도 만 명의 생애와 삶의 도구, 공간, 음식, 일상까지 자세히 기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갈수록 표준화, 일반화되고 있어요. 욕구도, 먹는 음식도 표준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복수적이고 다양한 삶의 양식들에 대한 관점이 더더욱 중요하고, 이러한 작업은 지역적 삶을 이해하는 근간이 될 수 있습니다." 삶창. 1만4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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