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이스피싱 활개, 속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입력 : 2019. 04. 18(목) 00:00
전화금융사기인 보이스피싱 범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권력기관을 사칭해 고객 돈을 노린 보이스피싱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활개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에서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과 휴대전화 원격조종이 가능한 어플 설치를 유도하는 '스미싱'이 결합된 신종 범죄가 발생했습니다.

금감원 제주지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제주시에 거주하는 고모씨에게 '416불 결제'라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됐습니다. 416불을 사용한 적이 없는 고씨는 항의하기 위해 문자메시지 발신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자 신원 불상의 인물이 자신을 카드회사 직원이라고 소개한 뒤 "카드부정사용 신고를 접수해 경찰로 이첩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어 강남경찰서를 사칭한 인물이 고씨에게 전화를 걸어 "금감원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안내했습니다. 곧바로 금감원 직원이라고 사칭한 인물이 "계좌가 자금세탁에 이용되고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며 휴대폰에 팀뷰어 프로그램(앱명 퀵 서포트) 어플을 설치하도록 유도한 겁니다. 하지만 이 어플은 휴대폰을 원격조정하는 해킹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어플이 설치되자 사기범들은 이틀동안 고씨의 돈 1억9900만원을 빼돌렸습니다.

특히 서민들을 울리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날이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어 걱정입니다. 그 피해 규모만 해도 적잖습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건수는 2016년 304건(피해액 24억9000만원)에서 2017년에는 378건(34억300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지난해 55억2600만원, 올해 3월말 현재 18억2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입니다. 단순히 피해건수와 피해액만 증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이스피싱 범죄 유형도 지능화·고도화되면서 신종 수법에 쉽게 넘어가고 있는 겁니다. 경찰과 금융기관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보이스피싱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오죽하면 일본에서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를 막는 기능을 갖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등장하겠습니까. 누구나 보이스피싱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예방을 위해 가족과 이웃 등 모두가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금융기관은 물론 행정에서도 금융사기 피해예방을 위한 범도민 홍보를 주기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가 피해를 당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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