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추진 의지도 없이 민감 현안 떠넘기기"

제주도의회 행자위 '행정시장 직선제' 추궁
"주민투표 언급은 시간끌기 작전" 비판도

표성준기자 / sjpyo@ihalla.com    입력 2019. 02.22. 14:09:55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2일 제369회 임시회 제3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을 상대로 한 업무보고를 통해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 문제를 추궁했다.
제주자치도가 '행정시장 직전제'에 대해 추진의지가 없으면서 동의안을 제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도1·2동)은 22일 제369회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통해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이 만일 가결되면 직선된 시장의 권한을 어디까지 둘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야 하는데, 원희룡 지사가 기초자치단체장에 버금가는 권한을 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관건은 주민투표를 해야 하는지다. 유권해석은 받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허법률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행정안전부에 세가지를 물어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하나는 주민투표법 7조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을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주특별법에 따라 법률안 의견 제출권은 도지사 권한이기 때문에 이와 연계해 주민투표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국장은 이어 "두번째, 주민투표법 8조는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는 행정안전부장관 권한이기 때문에 제주도가 직접 실시할 수 없지만 미리 협의해야 한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며 "세번째, 행정시를 늘리고 구역을 넓히는 것이 주민투표 대상인지에 관한 유권해석 의뢰에 대해서는 주민투표 대상이라는 해석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2005년에는 국가의 사무인 기초자치단체를 없애는 것이어서 주민투표를 진행했지만 지금의 행정시는 법인격이 없기 때문에 국가사무가 아니어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는 유권해석도 있다"며 "도지사가 주민투표법을 너무 확대 해석해 주민투표를 먼저 언급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정 의원은 또 "행정구역의 문제는 도의회 조례로 정할 수 있는데, 주민투표를 한다는 것은 의회의 조례 제정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에 대해 가부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사가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못을 박고 행정구역의 문제를 먼저 꺼낸 것은 유감"이라고 따졌다.

 정 의원은 이어 "만약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이 부결되면 어떡할 것이냐. 10년 동안 행정체제 개편 논의를 했지만 한걸음도 나가지 못해 사회적 낭비가 엄청나다"며 "이번에 도의회 동의를 얻지 못하면 개편 문제는 접어두고, 또 다른 형식의 행정서비스 공급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허 국장은 "원칙적으로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이기 때문에 의회에서 부결되면 직선제 논의는 종결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별자치도 출범 이전에 서귀포시에서 근무했고 이후 13년 넘게 이 사안을 담당해온 당사자로서 많은 고민을 해왔다. 이제는 논의를 매듭지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조천읍)은 "집행부는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충분한 논의와 검증 과정을 거친 뒤 지사에게 제출한 권고안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도 제도의 필요성을 도민사회에 홍보하지도 않고 의원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다"며 "원 지사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 의원은 "집행부가 행개위 논의 과정을 거친 권고안을 의회에 제출해놓고 다시 주민투표를 붙이겠다는 의도가 뭐냐"며 "만일 의회가 동의안을 수용했다가 주민투표에 붙인 뒤 통과가 되지 않으면 의회 위상은 어떻게 되겠느냐. 지사가 하기 싫거나 민감한 사안은 다 의회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갑)은 "만일 동의안이 통과되면 주민투표 관련 문제가 또 하나의 쟁점이 될 것"이라며 "주민투표 취지는 주민의사를 반영하자는 것이지만 주민투표 만능론에 빠지면 사소한 것까지 다 투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홍 의원은 "행정시는 법인격이 없고, 행정시장 직선이라는 것은 기초의회를 부활시키는 것도 아닌데도 행정시장 직선제 도의회 의결결과에 따라 주민투표를 실시한다고 업무보고에 명시해서 오해를 부르고 있다"며 "원 지사는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하면 도민들한테 두들겨 맞을 것 같으니 3년만 시간을 끌어 유야무야 끝내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홍 의원은 또 "그렇게 시간을 끌다가 설사 통과되어도 이미 부결된 사례가 있는 것처럼 주민투표는 부결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원 지사가 비판받아야 할 측면은 행정시장 직선제인데 기초자치단체 부활 분위기를 뛰우고, 주민투표를 계속 언급해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 3년간 행정시장 직선제를 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