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판박이?… 제주에 난립하는 '길'

해안도로 리본 부착… 업체 "아름다움 소개"
(사)제주올레측 "유사한 길 많으면 혼란부추겨"
제주도 "길 개발 자체에 제재할 방법은 없다"

홍희선기자 / hshong@ihalla.com    입력 2019. 02.21. 17:56:48

제주의 유명 걷기여행 코스인 (사)제주올레의 '올레길'과 유사한 길이 난립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한라일보DB
제주의 유명 걷기여행 코스인 (사)제주올레의 '올레길'과 유사한 길이 난립하며 공신력 있는 코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등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조성된 '올레길 17코스'에는 올레길을 표시하는 리본 외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리본이 달려 있었다.

 확인 결과 해당 리본은 여행사를 하고 있는 T업체가 자체적으로 코스를 개발해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T업체 관계자는 "단순히 걷기여행이 좋아서 해안길을 중심으로 15개 코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앞으로 숲길과 오름에도 코스를 개발하고 싶다"며 "중산간 마을과 오름을 지나는 올레코스와는 엄연히 다른 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올레길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이미 예상하고 있지만 입장료를 받는 것도 아닌데 길에 소유권을 주장할 수는 없는것 아니냐"면서 "올레길의 단점을 보완해 도보여행을 목적으로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주의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소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T업체의 코스 개발이 오히려 제주관광에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평소 제주 걷기 코스에 관심이 많은 김모(47·표선)씨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올레길에 숟가락만 얹는 것 같다"며 "제주올레길은 제주 관광이 바뀔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온 상징적인 코스인데 기존 코스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제주올레 관계자는 "제주도에 제주올레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특색있는 길들이 다양하게 조성되면 상호보완이 돼 오히려 더 좋다"면서도 "하지만 유사하고 특색도 없이 제주올레코스에 다른 리본이 난립하면 경관도 망치고 관광객들의 혼란만 부추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식으로 특색없이 겹치는 길들은 제주도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관리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길을 개발하는 것 자체를 제재할 방법도 없고 허가 사항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짧게 답변했다.

한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