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어업협정 표류, 제주어민 피해 심각

편집부 기자 / hl@ihalla.com    입력 2019. 01.25. 00:00:00

한일어업협정이 4년째 표류하면서 제주어민들의 피해가 말이 아니다. 어민들이 한국과 일본의 어업협정이 결렬되면서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을 못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매년 어기(그해 7월~다음해 6월)에 맞춰 양국이 어업협상을 해왔다. 어업협정이 타결되지 않는 한 일본 EEZ에서 조업할 수 없기 때문에 제주어민들의 피해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제주도에 따르면 정부는 일본과 상호 EEZ내 조업 시기와 어획량 등을 정하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해마다 이같이 협의하고 있으나 2015년 어기 종료 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4년째 상호 조업이 중단된 상태다. 당시 한일 양측은 2019년까지 우리 연승어선의 입어허가 척수를 40척 줄이고 일본은 선망어선(30척)과 채낚기어선(10척)을 40척 줄여나가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 연승어선의 불법어업 문제를 제기하며 갈치잡이 어선 200척 중 130척을 줄여달라고 요구하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내 어민들은 겨울철 갈치잡이를 위해 할 수 없이 머나먼 동중국해로 떠난다. 특히 제주남부 1000㎞ 떨어진 먼거리 조업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비일비재하다. 2017년에는 제주어민 4명이 원거리 조업을 하다 배가 뒤집히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도내 한 연승어선 선주의 하소연이 실감나게 와닿는다. 현재 동중국해 대만까지 가서 갈치조업을 하는데 오가는 시간만도 6일이 걸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물을 놓으면 중국배들이 그 위를 지나가는 일도 다반사여서 한일어업협정 지연으로 피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한다.

어쨌든 한일어업협정이 수년간 표류하면서 제주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단적으로 한일어업협정이 타결됐다면 일본 대마도 인근에서 갈치 조업이 가능하다. 불과 200㎞ 가량 떨어진 일본 EEZ에서 할 수 있었던 조업이 훨씬 먼 동중국해로 내몰리고 있다. 목숨을 건 먼거리 조업에 나서면서 출어경비 가중은 물론 사고위험 등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동안 제주도가 어민들의 어업 손실을 보상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지만 별다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문제는 한일어업협정이 언제 타결될지 전혀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강제징용 판결에다 레이더 갈등까지 한일관계가 꼬일대로 꼬이면서 한일어업협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더욱 우려된다. 그렇다면 정부는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제주어민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만 3년 넘게 벼텨온 제주어민들에게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라고만 할건가.

한라일보